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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곰표 밀맥주를 둘러싼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맥주의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맥주 제조업체인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파산 위기에 놓였다.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 영업비밀을 빼돌렸다는 의혹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븐브로이의 매출은 2021년 403억 원에서 2024년 85억 원으로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020년 7억에서 2021년 119억 원으로 1600% 급증했지만 2023년에는 62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91억원이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븐브로이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난을 겪는 이유는 대한제분과의 상표권 계약이 끝나면서 시작됐다.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는 2020년 손을 잡고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출시 이후 약 6000만 캔이 판매되면서 맥주 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2023년 3월 상표권 사용 계약 만료되자 갈등이 생겼다. 대한제분은 3년 계약이 끝나자 곰표 밀맥주 제조사를 세븐브로이에서 제주맥주로 변경했다. 이후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시즌2 제품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또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의 기술을 경쟁사에 전달하는 등 사업 활동을 방해했다며 대한제분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시즌2 제품의 제조법이 세븐브로이가 만든 곰표 밀맥주와 동일한 것으로 유추되는 부분이 있고, 원재료 목록·함량 비율 등이 기존 곰표 밀맥주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제분이 2022년 4월 곰표밀맥주를 직접 해외에 수출하겠다고 통보했으며, 계약 중단을 우려해 세븐브로이가 진행하던 모든 수출 사업을 대한제분에게 넘겨주고, 수출 노하우와 업체들을 대한제분에 소개해주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세븐브로이 측은 거래처 명단과 영업비밀인 맥주 레시피를 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대한제분은 주류 해외수출 경험이 없었고, 주류 수출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제분 측은 기술탈취 의혹에 대해 ‘곰표 밀맥주 시즌2’는 제주맥주가 경쟁 입찰 당시에 제출한 샘플을 베이스로 개발한 제주맥주의 독자적인 레시피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가 제기한 가처분 소송 첫 심리기일(2023년 6월 21일)에 곰표 맥주 시즌2를 출시해 동종업계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이익만 쫓는 행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의 분쟁은 작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송인석 대한제분 대표는 ‘조정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왕진 의원은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의 계약 기간 중에 생산한 1500t 분량의 맥주를 폐기하게 했으면서 “대한제분은 출고가 기준 50억 원의 맥주를 폐기하게 만들고 피해보상은 1억 원만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송인석 대표는 “사회적 책임감이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만 7개월간 국회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공인회계사 회계검증에서 68억 원의 손해액이 결정되자 대한제분은 손해액 배상을 거부하고 협상이 중단됐다”며 “대한제분이 책임감을 가지고 국회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사의 분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한제분이 본격적으로 주류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초석으로 중소기업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대한제분 송인석 대표를 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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