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서 백기든 애플… 한국은 여전히 미적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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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5억 유로 부과에 EU 앱 수수료 최대 15%로 완화
과징금 부과 여전히 논의 중… 보완 법안 국회 계류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9 12:22:29

유럽연합(EU)의 지속적인 압박으로 애플이 앱스토어 규정을 개정했다. 반면에 한국은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 법안을 제정했음에도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애플은 26일(현지 시간) EU의 디지털시장법에 따른 추가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앱스토어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U 내 앱 개발자에게 부과했던 수수료가 최대 30%에서 최대 15%로 낮아지며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앱결제가 아니라 외부에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이 있다고 알릴 수 있다.

EU는 올해 4월 애플이 외부 결제 유도를 금지해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으며 60일 이내에 시정하지 않으면 5억 유로(약 80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EU의 지속적인 압박에 애플이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애플이 EU에서 앱스토어 규정을 개정하면서 한국에서도 관련 규정 완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앱스토어 시장을 장악한 구글·애플과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대립이 계속돼 왔다. 이번 앱스토어 규정 개정에서 언급된 인앱 결제 수수료 30%를 비롯해 외부 결제(서드파티) 및 마케팅 문제가 국내에서도 주요 이슈다.

한국은 2021년 전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하며 주목받았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고 다른 나라들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동안 거대 플랫폼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올해 5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중소 콘텐츠 사업자들이 구글과 애플을 비판하는 고발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전자출판협회와 게임사 팡스카이가 6월3일 구글을 상대로 최대 10조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국내 앱 스토어 시장은 매출액 기준 구글이 67.5%이며 애플이 28.2%로 90% 이상을 구글과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사업자들이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협상력을 가지기 어렵다.

구글과 애플이 앱 스토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슷한 구도가 형성됐으나 최근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에 들어가면서 플랫폼 사업자들도 정책을 바꾸고 있다.

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연방대법원 반독점법 위반 금지 명령 이후 구글은 인앱 결제 수수료와 제 3자 결제 수수료를 4~6%로 합의하고 최대 10%로 판시했다. 애플은 제3자 결제 처리 수수료 부과를 금지하는 대신 최대 12.3%로 판시해 미국 시장에서는 해당 수수료가 적용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가 10월 구글과 애플에 대해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475억 원과 205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으나 내부 논의가 길어지며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한·미 통상 협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5월15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인앱 결제 방지법 조항을 보완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높은 것 둘째치고 앱스토어 서비스나 앱 심사 등에서도 불편한 점이 많다”며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현장 애로사항이 생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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