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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85] ‘우리집 남편’
최태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17 06:2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아내와 저녁을 먹으러 인천대공원 동문 쪽에 있는 식당가에 갔다. 대공원 주변에 사는 자의 특권을 누리려고 늘 걸어서 그곳까지 간다. 각종 음식점이 즐비한 관계로 그냥 가도 고르기에 편하다. 옆에 먼저 온 아줌마(?) 둘이 바지락칼국수와 들깨칼국수를 권한다. 너무 가까이 앉은 터라 둘이 나누는 이야기가 다 귀에 들어온다.
 
우리집 남편은 너무 꼼꼼해서 탈이야.” “꼼꼼하면 좋지 뭘 그래, 우리집 남편은 지나치게 털털해서 맨날 일을 다시 해야 해라고 하면서 수다를 떤다. 아내에게 물었다. “왜 내 남편도 아니고, 우리 남편도 아니고, 우리집 남편이라고 해?”라고 했더니 아내가 여자들은 다 그렇게 말해라고 하면서 단칼에 잘라 버린다.
 
필자도 유럽에 갔을 때 우리 마누라라는 표현을 했다가 독일인에게 혼난 적이 있다. “왜 아내가 공동 소유(우리 아내)?”는 것이었다. 한국의 공동체 의식을 설명하느라 엄청 힘들었다. 그런 것은 그렇다 해도 우리집 남편이라고 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은가. 한국어를 오래 가르쳤지만 정말 여자들의 어법을 이해할 수 없다.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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