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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지역 핵심 국가인 브라질과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에 각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주권 침해’ 가능성에 경계심을 앞세우면서도 미국과의 교역 비중과 트럼프 요구 사항 등 최적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고심 중이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는 50% 관세 부과에 따른 업계 피해를 추산하며 대미 협상 의제 및 논의 방향 점검을 위해 기업인들과 실무 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G1과 폴랴지상파울루 등 현지 언론에 “15일부터 열릴 회의에 항공·농업 등 대미 교역이 가장 밀접한 산업 분야를 비롯해 브라질 내 미 기업들도 초청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발 관세로 브라질 내 미국 기업 또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5월부터 관세 협의를 위한 우리 측 제안을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룰라 대통령이 13일 각료 회의 때 ‘단호함과 냉정함’ 유지를 주문했으며 특히 협상 의제와 관련해 “사법부 독립성을 포함한 브라질 주권 관련 사안”에선 “일체 여지를 주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G1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서한에서 50% 관세 부과를 결정한 배경으로 “불공정 무역” 외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모의 혐의 재판을 ‘마녀사냥’이라며 적시했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는 ‘열대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기조를 공유해 온 정치인이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 이유로 상대국의 재판 상황을 명시한 사례는 브라질뿐이다. 브라질발 보복 관세 부과 카드가 시사된 가운데 현지 입법·사법·행정부는 ‘협상을 통한 긴장 완화’를 우선하면서도 “20여년 전과 달리 전체 교역 내 미국 비중이 작아졌다”며 룰라의 ‘항전 의지’에 동조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룰라가 지난주 현지 언론 인터뷰 때 “브라질의 대미무역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7%에 불과하다. 미국 없이 못 살 것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에선 4월 국회를 통과한 경제호혜주의법 관련해 외국 조처가 브라질 경제에 피해를 주는 사례에 정부의 대응 기준을 정한 대통령령 서명이 곧 이뤄진다고 전했다. 15일 관보 게시 즉시 효력 발생할 이 규정은 ‘맞불 관세 부과’의 법리 근거를 담았다.
한편 트럼프로부터 ‘마약 펜타닐 밀매 차단 부족’ 비판과 함께 30% 관세 예고 서한을 수령한 멕시코의 경우 “안보 사안에서 미국과 매우 중요한 진전이 있었으니 8월1일까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낙관했다. 경제부·외교부·재무부·보안부·에너지부 대표단과 미국 측 카운터파트로 된 실무진 협상팀이 “활발히 의견 개진 중”이라고 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회견에서 이렇게 설명하며 “펜타닐 전쟁에서 우리몫을 다 했으니 미국도 자기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를 보면 멕시코 입장에서 수출품 80%가 미국행이며 수입품 40% 이상이 미국에서 들어왔다. 작년 양국 교역액은 약 8399억 달러(1162조 원 상당)로 역대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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