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6º
습도 85%
전주 30º
습도 0%
광주 30º
습도 85%
)
국세청이 누적 체납액 110조 원을 정조준한 전면 실태조사에 나선다. 체납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전담 태스크포스(TF)도 본격 가동되면서 내년부터 전국 단위의 체납자 전수조사가 시행될 전망이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에 체납자 실태 확인을 위한 국세징수법 개정안을 포함시켰다. 개정안에는 ‘실태 확인 종사자’의 역할과 권한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들이 체납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방문·전화 등을 통해 납부 의사 및 계획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체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기획재정부는 개정 이유로 “체납 정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라고 설명했으며, 해당 조항은 2025년 1월 1일 이후 실태 확인에 적용될 예정이다.
국세청도 전수조사 실행 준비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최근 징세법무국 내에 TF를 설치하고 전수조사에 필요한 인력 확충 및 예산 확보 등 실행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청장 직속의 조직으로 구성될 이번 TF는 전국 단위 체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의·상습 체납자와 생계형 체납자를 분리해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TF 실무를 담당하는 김태경 사무관은 “지난 달 임광현 청장님의 취임사에서 체납 관리 강화를 위한 TF 구성을 공식화한 이후, 법제도 정비와 시행 준비가 병행되고 있다”며 “내년도 본격 시행을 목표로 인력 충원과 예산 확보 등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금 정리에 그치지 않고,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선 복지 연계를 검토하고, 고의적·상습적 체납자에 대해선 전수조사 및 추적조사를 통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조세 정의 실현과 실질적인 세수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광현 국세청장도 지난 달 23일 취임사를 통해 체납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누계 체납액이 110조 원을 넘는 현실에서, 체납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국세 체납관리단을 신설하고, 전수 실태조사를 통해 체납자를 납부 능력, 고의성 여부 등 기준에 따라 재분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납액은 △2021년 99조9000억 원에서 △2022년 102조5000억 원 △2023년 106조1000억 원에 이어 △2024년에는 110조7000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하는 고액 체납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국세청의 문제의식을 키웠다.
이번 개편을 통해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납부 유예나 복지 연계 방안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조세당국은 실태 확인을 통해 납세자의 경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복지 부서와 협업해 지원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TF 가동과 법 개정이 단순한 단속에 그치지 않고, 조세 정책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능력에 따른 납세” 원칙을 재정립하고, 투명한 세정 행정을 구현하는 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체납 실태 전수조사를 단발성 조치로 끝내지 않고,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체납자 관리 시스템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