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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안보 전략 변화가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국방비 대폭 증액, 그리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논의가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오르며, 이른바 ‘안보 패키지 딜’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미 국방부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은 북한에 맞선 강력한 방어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맡고자 하며, 국방비 지출에 있어서도 계속해서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콜비는 트럼프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우리와 한국은 지역 안보 환경에 대응하며 동맹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고, 우리는 전략적으로 지속 가능한 동맹을 만들기 위해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지난달 31일 한미 국방장관 통화 이후 공개된 것으로, 사실상 전작권 전환과 주한미군 재편에 대한 미국 측 요구의 수위가 공식화됐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콜비의 이 발언이 단순한 격려나 칭찬이 아니라, 전작권 전환을 본격화하고,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을 한국 정부에 공식 요구한 메시지로 보고 있다. 즉, 한국이 ‘대북 억제’를 주도하고, 미국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안보 역할을 재배분하자는 전략적 청사진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동맹 현대화’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기존의 ‘대북 억제’ 중심에서 ‘중국 견제’라는 광역 전략으로 전환될 것을 의미한다. 이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며, 그 공백은 한국군이 메워야 하는 구조로 이어진다.
더 큰 압박은 국방예산 문제다. 트럼프 정부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의 5% 수준의 국방비를 요구했고, 이를 한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려 한다. 한국의 현 국방비는 GDP 대비 2.32% 수준으로, 이를 5%로 끌어올릴 경우 예산은 현재의 2배, 약 120조 원 가까이로 확대돼야 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6월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우리는 아시아 동맹국들 역시 새로운 기준(GDP 5%)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주한미군의 역할 축소와 국방비 분담 증가를 맞바꾸는 미국의 전략이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국방비 증액 가능성은 검토하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선을 긋는다”는 입장이지만, 전작권 환수와 전략적 유연성 인정이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방위비 분담도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미 양국은 현재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전작권 환수, 주한미군 재배치, 국방예산 증액, 대중국 견제 전략 참여 여부까지 포함된 포괄적 안보 패키지를 논의 중이다. 한미 양국이 지난 7월 말부터 외교·국방 라인을 통해 ‘동맹 현대화’라는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 안보 패키지’는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전문가는 “콜비 차관의 발언은 미국이 ‘대북 억제는 한국이, 중국 견제는 미국이’라는 분업 구도를 공식화하려는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동맹 현대화’라는 말은 듣기 좋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의 안보 비용 절감과 동맹국의 분담 확대라는 현실이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대화에 대한 ‘원칙 합의’는 불가피하지만,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나 국방비 5% 지출 같은 민감한 사안은 실무 라인으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정부는 안보 주도권 확보라는 명분과 함께, 비용과 외교 리스크를 냉철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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