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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 |
서울시 종로구에서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김치를 직접 담갔는데, 올해는 배춧값에 각종 재료비까지 올라 예전처럼 김치를 만들 엄두가 안 난다”며 “어쩔 수 없이 중국산 김치로 바꿨다”고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김치와 배춧값이 급등하면서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찾는 외식업계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4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김치 수입액은 9379만 달러(약 13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8324만 달러)보다 11.2%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수입액이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수입량도 16만3148t으로 전년 동기(14만8011t) 대비 10.1%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수입량이 30만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중국산 김치는 가정보다 외식업체에서 더 많이 소비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21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외식업체 10곳 중 4곳은 수입산 김치만 사용하며, 10곳 중 7곳은 국산과 수입산을 혼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김치협회 관계자는 “반찬 김치는 국내산, 찌개용은 중국산을 쓰던 외식업체들이 이제는 비용 부담 탓에 반찬까지도 중국산 김치로 바꾸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김치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4.2%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보다 6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치 가격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김치의 주요 원재료인 배춧값 급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년 대비 16~67%의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는 이상기후로 생육 여건이 악화되고, 공급도 불안정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전달보다 31.1% 급등했다. 실제로 전국 소매가격 기준으로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최근 일주일 새 15.5%, 2주 전 대비로는 41.6%나 치솟았다. 무 등 다른 주요 원재료의 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에 대비해 비축 물량을 하루 100~250톤t씩 시장에 방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 처방만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수급 불안과 중국산 김치 의존 심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국내 김치 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개발, 안정적인 공급 체계 마련, 프리미엄 김치 소비 기반 확대 등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김치 원부재료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면 채소가격안정제 확대와 함께 산지 저장시설, 김치 원료 공급단지 구축, 유통 인프라 강화 등 실질적인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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