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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유학생 비자 취...'))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중국유학생 비자 취소 개시를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 위협’을 내세워 외국인 학생비자 면접 중단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다. 이날 앞서 하버드대 외국 학생 비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도 있었다.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 이민단속 강화, 미·중 무역협상 상황이 두루 반영돼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과 관련 있거나 (안보와 직결된) 중요 분야 연구자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인정사정 없이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중국·홍콩발(發) 비자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비자 기준의 개정이 예고됐다. 중국은 인도에 이어 미국 유학생 제2위국이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은 2019년 37만여 명에서 2024년 27만7000여 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지만 여전히 미국 내 전체 유학생 중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하버드대는 콜롬비아대와 함께 반(反)유대주의 배척 등 교육정책 변경 여부를 둘러싸고 트럼프정부와 갈등 중인 현재 흐름의 상징적 존재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닌 피로 워싱턴DC 임시 연방 검사장 취임식을 가지며 “하버드대는 외국학생 명단을 우리에게 보여줘야 한다. 약 31%를 차지한 그 학교 외국인 학생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하버드대가 전 세계 급진적인 지역에서 사람들을 데려 온다”며 법원에서 일단 제동을 건 하버드대 유학생 등록 금지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하버드대에 몰리는 현상에 대해선 ‘학문연구 이외의 다른 이유’ 가능성을 시사하며 “(외국)학생들 가운데엔 급진좌파 미치광이들과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도 있다”고 트럼프는 덧붙였다. 또 작년 반유대주의 및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의 진앙지였던 컬럼비아대에 대해선 “정말 잘못됐다”고 비판하면서 “그래도 그들은 우리와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 협력하고 있다”며 “반면 하버드는 싸우길 원한다. 스스로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주고 싶어 하느라 혼이 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버드대의 오랫동안 자산인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트럼프 시대엔 정치적 부담이 됐다’는 로이터통신의 23일 보도는 트럼프정부의 조치 배경을 살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준다. 하버드대를 중국공산당 엘리트 양성소 ‘당교’(黨校)에 비유하는 시각이 있을 정도다. 트럼프정부는 배후가 중국공산당인 각종 영향력 공작이 하버드대에 만연하다고 주장해 왔다.
22일 미 국토안보부(DHS)가 ‘반유대주의 부추김’과 ‘중국공산당과의 협력’ 의혹을 지적하며 하버드대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전격 취소해 충격을 줬다. 이튿날 곧바로 연방지방법원의 한 판사가 하버드대 측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효력이 일시 중단됐으나 법정 다툼은 계속된다. 로이터는 예전부터 하버드대에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는 우려가 공화당 연방의원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이 하버드대를 조종해 미국의 첨단 기술에 접근하고 미국의 안보 법률을 우회하며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고 있다는 우려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하버드대가 너무나 오랫동안 중국공산당이 하버드대를 이용하도록 내버려뒀다”며 “중국공산당 지령으로 캠퍼스 내 자경단의 (조직적) 괴롭힘조차 대학 측에선 본 척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하버드대가 오래 전부터 중국 연구자들이나 대학들과 연구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 관련 센터들을 설립하는 등 중국과의 인연을 이어왔으며, 이를 통해 거액의 기부금 유치, 국제관계에서의 영향력, 세계적 명성 등 유·무형의 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하는 하버드대와 중국 정부 사이의 유착 사례들은 예전에 공화당이 주도하는 연방하원 중국문제 특별위원회에서 거론됐던 것들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하버드대 당국은 신장(新疆)자치구의 준군사조직인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이 신장 위구르인과 다른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으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2020년 이후로도 이 조직 소속 인사들이 이 대학에서 공공보건 관련 연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이런 관계가 2024년까지 지속됐다고 DHS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1기 때 2018년 첨단 과학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며 중국계 스파이 조사 프로젝트인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시작했으며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인 2022년 공식 종료됐다. 생물학과 의학에서 나노 기술을 통합하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찰스 리버 전 하버드대 교수는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계기로 수사를 받고 하버드대를 그만둔 후 중국으로 이민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해외인재유치 사업인 ‘천인계획’(千人計劃) 관련해 허위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2021년 12월 미 연방법원 배심원단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생 단체들이 학내 정치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는 논란도 나온다. 작년 4월 한 학생 활동가가 주미 중국 대사의 연설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교직원이나 경비원이 아닌 한 중국 교환학생에 의해 행사장에서 완력으로 쫓겨나 일도 있었다. 트럼프2기 들어 지난달 교육부가 하버드대에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자금에 대한 정보공개가 부정확 불충분하다며 기부금 서류와 계약 문서 등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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