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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현대 정치의 언어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플라톤 중국에 가다’가 출간됐다. 저자 샤디 바취는 고전이 시대와 정치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선택되고 재구성되는지 탐구한다.
특히 서양 고전으로 꼽히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 철학자들의 개념이 현대 중국 정치에서 어떻게 현실 통치 논리로 재구성되는지 주목한다.
책은 간양, 류샤오펑 같은 중국 지식인들이 플라톤의 이상국가 모델과 유교의 ‘조화’ 사상을 결합해 중국식 사회주의의 철학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민 개념 역시 시민의 책임과 사회적 통제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현대 중국에서 새롭게 활용했다고 밝힌다.
저자는 중국 지식인들의 서양 고전을 읽는 방식에 전환점이 온 것이 톈안먼 사건 이후였음을 강조한다. 당시 중국 지식인들은 아테네 민주주의가 감정적이고 불안정하며 소크라테스를 처형할 만큼 위험한 체제였다는 것이다.
나아가 일부 중국 학자들은 여전히 미국 민주주의가 플라톤의 ‘고귀한 거짓말’ 식으로 빈부 격차와 인권 문제 등 현실적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중국이 서구 민주주의의 보편성 주장에 맞서 자국 정치 체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논리와 맥을 같이 한다.
저자는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 서양 고전과 유교 사상을 결합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비전을 정당화했다며 이 과정에서 막스 베버의 합리성 개념이 중국식 사회 질서를 정당화하는 데 중요한 논리적 도구로 활용되었음을 밝힌다. 이처럼 중국에서 고전은 시대와 정치적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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