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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홍준표와 라이카
▲ 오주한 정치전문 기자
 
잘 알려졌다시피 인류 최초로 우주에 진출한 사람은 구(舊) 소련(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이다. 그는 1934년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1955년 공군에 입대한 가가린은 1960년 동료들과 함께 소련의 첫 유인 우주선 계획인 보스토크 계획을 위한 우주인 선발 프로그램에 차출됐다.
 
당초 가가린이 특출한 성적을 기록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소련 당국은 ‘순수한 노동계급 집안’ 출신인 그가 프로파간다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157㎝에 불과한 작은 키도 최종 우주인 선발에 한몫 했다. 당시 기술의 한계상 보스토크 1호 캡슐에는 일정 신장 이상은 탑승할 수 없었다.
 
가가린은 마침내 1961년 4월12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보스토크 1호에 올라 지구 궤도를 비행한 최초의 인물이 됐다. 무사 귀환한 그는 “우주는 매우 어두웠으나 지구는 푸르렀다”고 회고했다.
 
인류 최초로 우주로 나아간 여성은 마찬가지로 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이다. 그는 평범한 근로자였으나 ‘낙하산 타기’가 취미였다. 당시 지구로의 귀환을 위해서는 낙하산이 필수였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여권(女權)을 중시한다”는 체제 선전을 위해 첫 여성 우주인을 물색하던 소련 정부는 테레시코바가 적임자라 여겼다. 1963년 보스토크 6호에 탑승한 테레시코바는 지구를 내려다본 첫 여성이 됐다.
 
미국은 앞서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 ‘스푸트니크 쇼크’에 휩싸인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사람까지 잇달아 우주에 올려 보내자 “소련이 우리 머리 위에서 핵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라는 자부심이 짓밟힌 건 덤이었다. 미국은 소련의 업적들을 단숨에 뒤엎을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인간을 달로 보내기 위한 ‘아폴로 계획’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1930년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다. 미 해군 항공대 장교로 임관한 그는 1950년 전투기 조종사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 예편 후 최고의 테스트 파일럿으로 활약한 암스트롱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 비행사로 선발됐다. 그는 1969년 7월21일 오전 11시56분경(한국시간) 아폴로 11호의 사령관으로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가 남긴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는 말은 전설이 됐다.
 
그런데 이들 세 사람의 영광 뒤에는 ‘희생’이 있었다. ‘라이카(Laika)’라는 이름으로 불린 한 마리의 강아지였다.
 
라이카는 본래 모스크바 시내를 떠돌던 평범한 개였다. 인간을 우주에 보내기에 앞서 안전성 등 데이터 축적을 위해 동물을 찾던 소련 당국은 길거리 개들을 포획했다. 라이카는 특유의 영리함·유순함·친화성으로 ‘우주견’에 발탁됐다. 라이카는 1957년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 지표면을 떠났다. 라이카가 비행 과정에서 보내온 생체 정보들은 가가린 등을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됐다. 라이카가 없었다면 인간의 우주 여행도 불가능했을 터였다.
 
하지만 소련은 라이카를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했다. 지구로의 귀환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라이카는 발사 7시간 만에 고열로 달궈진 우주선 안에서 잔인하게 목숨을 잃었다. 소련은 “라이카는 편히 안락사됐다”고 발표했으나 거의 반세기 후에야 기밀 해제된 문서가 공개됨에 따라 끔찍한 최후가 폭로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뒤늦게 설득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하와이 특사단’이 홍 전 시장을 찾아갔다. 그러나 조야에서는 약 30년간 당을 위해 헌신한 홍 전 시장을 ‘라이카’ 취급하고 영광은 타인들이 독차지한 국민의힘이 그럴 자격이 있느냐는 의혹·의문이 제기됐다.
 
홍 전 시장의 탈당 때만 해도 수수방관하던 당이 대선일을 앞두고 지지율에 경고등이 켜지자 ‘물귀신 작전’에 나선다는 비판도 있었다. 홍 전 시장의 저력을 새삼 깨닫고 ‘모시기’에 나섰으면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그의 주소조차 모른다는 점도 한숨을 샀다.
 
강태공(姜太公)의 아내는 반평생 살을 섞고 살아온 남편을 버렸으나 후일 강태공이 실력을 드러내자 재결합하자고 애걸했다. 이에 강태공은 “한번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覆水不返盆·복수불반분)”고 일축했다. 홍 전 시장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의힘은 강태공을 설득할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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