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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룡의 와인이야기]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드는 로제와인
어승룡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9-19 17:19:10
 
▲ 어승룡 와인칼럼니스트·문화평론가
로제와인은 아름다운 색상으로 인해 연인들 사이에 특별한 날 로맨틱한 분위기 가운데 마시는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런타인데이·이트데이·부부의날 와인으로 알려진 로제와인은 유럽에서는 매우 대중화된 와인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생소하다.
 
미국의 로제와인은 프랑스보다는 달콤하고 저렴한 가격의 로제와인을 만든다. 미국은 주로 진판델(Zinfandel) 품종을 이용해 로제와인을 만드는데 품종 특성상 단맛이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로제와인이라고 하면 화이트와인에 레드와인을 블랜딩해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 샴페인을 제외하고 이렇게 블렌딩을 통해 로제와인을 만드는 방식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로제와인은 레드 화이트와인과 달리 시각적 매력을 준다. 초창기에는 지금과 같은 색상이나 탄닌 구조감 등을 추출하는 기술이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양조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뛰어난 맛과 향을 지닌 로제와인을 만들고 있다.
 
로제와인은 전체 와인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을 보면 1위는 단연 프랑스다. 프랑스는 전 세계 로제와인 최대 생산국이자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 이탈리아·스페인·미국이 최대 생산국이다. 시장 규모에서는 프랑스가 35%·미국 15%·독일 10%의 순서다.
 
프랑스의 프로방스는 전체 와인 생산량의 90%가 로제와인일 정도로 세계 최고의 로제와인 생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프로방스를 여행하다 보면 야외 카페나 해변에 앉아 로제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로제와인을 마시기 가장 좋은 온도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중간인 8℃~12℃ 정도가 좋다. 온도를 맞추기 어려우면 냉장고에 3~4시간 넣어둔 뒤 마시기 30분 전에 꺼내서 마시면 된다. 
 
로제와인과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여름이다. 그래서 해산물로 만든 다양한 요리 그리고 참치회·연어 등과 잘 어울린다. 가볍게 파스타·피자·샐러드와 함께 마셔도 좋다. 여름날 야외에서 흔히 먹는 바비큐와 함께 마시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화이트와인처럼 시원한 느낌도 있어 좋다.
 
로제와인은 장기 숙성 와인이 아니다. 대부분의 로제와인은 구입 후 바로 마시는 게 좋다. 2·3년 지나면 색상이 약간씩 변하는데 특히 햇빛에 노출되거나 여러 환경에 노출될 경우 화이트와인보다 변화가 더 심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제라르 베르트랑 끌로 뒤 템플’ 로제 와인. 하이트진로 제공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로제와인은 ‘끌로 뒤 템플’(Clos du Temple)이다. 약 70만 원대로 판매된다. 남프랑스의 ‘브리에르’(Cabriere) 지역에서 생산한 △그리나쉬 △쌩소 △시라 △무르베드르 △비오니에 5개 품종을 섞었다.
 
특히 '2020년 빈티지'는 해발고도 240미터의 편암과 석회암 토양에서 자란 평균수명 60년 된 포도나무에서 재배했다. 8핵타르의 7개 구획에서 가장 좋은 포도만 선별한 싱글 빈야드와인으로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바이오다이나믹’(Biodynamic) 농법으로 재배한 것이 특징이다.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은 끌로 뒤 템플은 와인 전문지인 ‘와인엔수지애스트’로부터 94포인트 ‘와인스펙테이터’ 92포인트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류 전문매체인 ‘더드링크비즈니스’는 해당 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로제와인이다”라고 언급하며 2020년 세계 최고의 로제와인으로 평가한 바 있다. 
 
로제와인을 양조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 한정 기간 침용 (Limited period of maceration)
 
고급스러운 로제 와인에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레드와인과 동일하게 압착 후 주스를 껍질과 접촉해 색을 만든다. 레드와인과의 차이점은 껍질과의 접촉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다. 
 
레드와인은 대체로 며칠에서 몇 주까지 접촉하지만 로제와인은 스타일에 따라 7~24정도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짧은 시간 접촉한다. 껍질과의 접촉이 길수록 진한 색상과 풍성한 풍미의 로제와인이 된다. 침용 시간과 포도 품종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로제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와인 생산자가 원하는 정도의 로제 와인색과 맛이 나올 때까지 몇 번이고 색을 확인한 후 원하는 색이 나오면 침용을 멈추고 포도 주스만을 분리한 후 숙성 과정을 거친다. 색의 농도와 와인의 맛을 컨트롤하기가 가장 수월하기 때문에 로제와인을 만들 때 이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 직접 압착 (Direct Press)
 
한정 기간 침용과 매우 유사한 방식이다. 포도의 과육과 껍질을 같이 넣고 약 6~12시간 발효시키다가 색이 우러나오면 침용 과정 없이 처음부터 압착을 하면서 원하는 색이 나오도록 압력을 높여 제조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열대 과실과 딸기 풍미를 지닌 아주 밝은 색의 로제와인을 만들 수 있다. 
 
△ 세녜방식 (출혈방식; Saignée Method)
 
와인의 성분 중 하나인 폴리페놀(Polyphenol)의 함량이 높은 진한 레드와인을 만들기 위해 일부 와인 생산자가 개발한 방식이다. 침용 과정 중인 레드와인에서 포도 주스 일부를 제거하게 되면 껍질 대비 포도 주스의 양이 적어져 남아있는 포도 주스에 함유될 수 있는 폴리페놀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이 방식은 침용 초기에 통에서 일부 주스를 추출하고 추출된 주스는 색이 옅은 로제와인으로 양조가 된다. 남은 레드와인은 주스 대비 껍질 비율이 높아지며 더욱 깊은 색과 풍미의 레드와인이 된다. 이 양조 방법으로 생산된 로제와인은 품질이 낮진 않으며 종종 더 풍성한 풍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 혼합 (Blending)
 
화이트와인에 레드와인을 섞어 로제와인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발효 후 레드와 화이트를 섞는 방식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PDO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샹파뉴 지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샴페인을 만드는 것이 허용되어 있다.
 
양조 시 색과 맛의 조율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일반 로제 스파클링과는 달리 샴페인의 경우 로제 샴페인이 일반 샴페인보다 비싸다. 보통 샴페인의 경우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에 아주 약간의 피노 누아(Pinot Noir) 와인을 섞어서 만든다.
 
주로 신대륙에서 혼합 방법으로 약간 달콤하면서 과실 향이 두드러지는 로제와인을 만든다. 이 방식은 레드와인의 블렌딩 비율에 따라 연한 색부터 깊은 색까지 여러 스타일의 로제와인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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