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14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가계부채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도입을 추진했으며 이달 말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규제 일변도의 가계부채 대책은 오히려 비은행권의 대출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일부 취약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용이한 비은행권으로 발길을 돌린 결과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비은행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가계대출 증가율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최근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확대되며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급기야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카드론 영업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6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 잔액은 무려 24조4096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최근 KB국민카드는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영업에 더욱 집중하는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심지어 금리 수준도 카드사들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를 두고 자사 이익에 눈이 멀어 서민들을 상대로 고리채 장사를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KB국민카드 카드론 영업 실태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카드의 무리한 영업행태의 배경에 윤웅원 사장의 자리 욕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의식하고 단기간 내 성과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무리수를 던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다.
카드론 평균금리 ‘최고 수치’…전체 수익 대비 카드론 수익 비중도 ‘증가세’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8월말 기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취급 금융사 17개사(은행 10개, 카드사 7개) 중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다. 국민카드의 평균 금리는 15.42%나 됐다. 전체 평균의 13.28%에 비해 2%p 이상 높은 수치다. 카드사 평균인 14.48%에 비해서도 1%p 가량 높았다. 국민카드 다음으로 평균금리가 높은 2위 삼성카드(14.91%)와도 0.5%p 가량 차이가 났다.
특히 국민카드는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카드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적용했다. 1~3등급의 평균 금리는 10.91%로 카드사 중 3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으나 5등급 이상 부터는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은 평균금리를 적용했다. 저신용자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한 ‘서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리채 장사를 일삼고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국민카드는 수수료 수입비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입비율’은 카드사가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에서 얻은 수익을 연평균 금리로 환산한 수치를 뜻한다. 이 수치가 10% 라면 100만원 빌려주고 10만원의 이자수익을 챙겼다는 의미가 된다. 지난 2분기 기준 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은 15.83%를 기록했다. 카드론 취급 신용카드사 중 최고 수치다. 국내 카드업계 평균은 14.58%였다.
국민카드의 수수료 수입비율은 올해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 2분기만 해도 전 분기 대비 1.2%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 중 3곳이 하락했으며 상승한 3곳 역시 평균 상승률은 0.51%p에 그쳤다. 수수료 수입비율의 상승은 카드사가 수수료를 많이 챙길 목적으로 금리를 높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카드는 전체 카드수익 중 카드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 기준 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익은 155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 전체 카드수익 7866억원의 19.7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카드론 취급 7개 카드사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카드사 중 카드론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20.18%)였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17.32%의 우리카드다.
국민카드의 카드론 수익 비중은 증가세 또한 남달랐다. 지난해 2분기 대비 1년 만에 1.55%p 증가했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 중 같은 기간 카드론 비중이 증가한 곳은 국민카드를 포함해 단 3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머지 두 곳 역시 국민카드의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나카드는 1.24%p, 신한카드는 0.17%p 각각 증가하는데 그쳤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국민카드의 고금리, 수입비율 증가 등 카드론 몰입 현상이 금융당국의 조치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당국의 제재마저 무시한 채 오로지 수익성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은 국민카드의 카드론 급증세에 ‘경영 유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로 지난해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자 앞서 3월부터 카드론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한 카드사들 중 국민카드의 카드론 증가세가 높아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제재 무시한 고리채 이자놀음, 연임 의식한 공적 쌓기 행보” 분분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규모증가 등 카드론 몰두 현상이 지속되는 이유로 ‘윤웅원 사장의 자리 욕심’을 꼽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연임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단기간 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론에 몰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윤 사장이 실적 등의 명분만 있다면 언제든 연임이 가능한 화려한 배경을 갖춘 점은 이러한 주장에 무게감을 더했다. 과거 KB금융 부사장을 역임하다가 지난 2014년 12월 KB사태로 잠시나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 사장은 불과 1년여 만인 지난해 1월 KB국민카드 사장에 발탁됐다.
다소 이른 복귀에 주변에서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당시 그의 이른 복귀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결과로 전해졌다. 윤 사장은 윤 회장과 같은 재무통 출신으로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과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줄곧 윤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돼 왔다 .

이런 화려한 배경과 달리 국민카드의 실적은 윤 사장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다. KB금융그룹이 신한금융그룹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카드는 신한카드에 철저히 밀려 ‘만년 2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윤웅원이 윤종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될 정도였다.
당기순이익만 보더라도 올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는 6312억원을 기록한 반면 국민카드는 1535억원에 머물렀다. 시장점유율 역시 21.36%(신한카드)와 15.87%(국민카드)로 큰 차이를 보였다. 화려한 배경을 지닌 윤 사장이 연임을 염두하고 자신의 최대 약점인 실적 끌어 올리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에 예민한 상황임에도 윤웅원 사장은 실적향상을 위해 고금리 카드론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며 “임기 만료를 앞둔 윤웅원 사장 입장에서는 각종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오로지 명분 쌓기 목적으로 지금과 같은 경영 행보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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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호빵대장
2017-10-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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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긴해요..????요즘 특히 국민카드사에서 문자가 엄청옵니다..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받으면 이자율 할인해 준다고...국민카드사 번호 스팸으로 등록할까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