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º
습도 95%
춘천 22º
습도 95%
청주 26º
습도 90%
)
사람이 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인재가 현실의 난관을 타개하며 미래를 이끌어 간다. 최첨단 빅 데이터가 풍부해지고,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인공지능(AI)이 생활 전반에 자리 잡게 되는 꿈의 사회 실현은 첨단 기술력, 곧 고급 두뇌에 달려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등이 첨단기술의 꽃인 AI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에 대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미·중 무역전쟁도 실상은 무역 불균형 개선을 놓고 벌어지는 것일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술패권 전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재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우리는 좀 더 분발해야 한다. 영국의 데이터 분석 미디어 토터스 인텔리전스가 62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글로벌 AI 지수’에 의하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세계 7위다. 한국은 구현·혁신·투자의 분야별 항목 중 정부 전략과 기반 시설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상업성과 인재 등의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목되는 바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취약한 분야는 인재(28위)와 운영 환경(32위)이다. 운영 환경은 데이터 관련 규제의 강도와 AI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비롯한 여론 등이 포함된 지표다. 미국은 인재, 연구 수준, 개발, 벤처 현황 등 4개 부문에서 만점을 받으며 종합 1위를 거머쥐었다.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중앙정부 주도로 ‘AI 굴기’에 나선 중국은 인프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개발, 연구 수준, 정부 전략, 벤처 현황 등 4개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에서 피인용된 AI 관련 논문 가운데 20.7%가 중국 논문이었다.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무서운 성장세다.
AI 강국이 되기 위해선 인재를 양성하고 유출을 막아야 한다. 마침 국정기획위원회가 7일 서울대 AI 연구원을 방문해 AI 인재 양성과 유출 방지에 관한 해법을 찾는다고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긍정 평가된다. 참고로 미국 사례를 보자. AI 개발자를 둘러싼 실리콘밸리의 보상 전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0.1%를 제외한 다수의 개발자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다. 기업 간 인재 영입 경쟁은 대학에도 영향을 끼친 지 오래다.
메타는 최근 오픈AI 출신 연구자에게 4년간 최대 3억 달러(약 4140억 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이 보상은 첫해에만 1억 달러 이상이고, 스톡옵션이 아닌 현금성 보상금과 높은 계약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와 애플, 구글에서 수십 명에 달하는 인재를 한꺼번에 영입하고 이들이 중심이 된 ‘메타 초지능 연구소(MSL)’를 설립해 가장 먼저 초지능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AI 기술 전쟁에 대비하지 못했다. AI 특허, 인재, 투자에서도 후진국이다. AI 세계 특허는 미국 47%, 중국 19%, 일본 15%, 유럽연합(EU)이 10%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이 보유한 것은 3%에 불과하다.
산업·기업 현장과 친화적인 대학 교육 과정을 늘리고, 영재고나 마이스터고 등을 통해 우수 인재 조기 발굴에 힘써야 한다. 또한 핵심 두뇌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에 매진하도록 연구 환경과 처우 개선이 마땅히 뒤따라야 할 일이다. 이번 국정위의 AI연구원 방문을 과학기술 발전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공동 의제를 재인식하는 기회로 삼자.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