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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대한 ‘결정의 순간들’이 코앞에 다가왔다. 중국과의 ‘관세 휴전’은 11일(현지 시간) 만료되며, 지난달 29일 러시아에 대해 ‘10일 시한’으로 설정한 ‘2차 관세’ 도입 결정은 8일까지다. 관세휴전을 연장할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등을 구입하는 국가에 100% 이상을 추가할 ‘2차 관세’ 도입 여부를 이번 주 안에 결단해야 한다. 관세 문제를 넘어 우크라이나전쟁과 중국·러시아를 다룰 결정적 ‘수(手)’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 관련 2차 관세 도입은 러시아 ‘돈줄’을 정면 겨냥함으로써 ‘끝까지 갈’ 태세로 평화협상에 비협조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태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두 사안이 별개 같지만 결국 모두 미·중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와 직결된다. 중국이 인도와 더불어 러시아산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인 가운데 2차 관세 부과의 주된 타깃은 사실상 중국인 셈이다. 관세휴전 연장 포기와 러시아 관련 2차 관세 발동 중 하나만 택해도 미·중 사이엔 거센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율 관세는 물론이며 중국이 미국 약점으로 파악한 희토류, 미국 측 카드인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규제 등 서로를 향해 겨눴다가 일시 거둬들인 무기들을 다시 꺼내들 수 있다. 이런 사태를 재개하긴 어려운 가운데 ‘인도 압박’이라는 중요한 ‘첫 수’가 먼저 이뤄졌다. 트럼프는 4일 트루스소셜 글에서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입 문제를 지적하며 인도 관세의 “상당한 인상”을 경고했다. 지난달 30일에도 인도를 향해 이 문제를 꼬집으면서 25% 상호관세와 함께 벌칙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관세 발효일(7일)을 앞두고 인도와의 무역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는 상황에서 ‘25%’에 추가 관세율 적용을 시사하며 인도를 몰아세운 셈이다.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수출국인 러시아까지 은근히 동시 압박한 의중도 읽힌다. 지난달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 미·중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휴전 90일 연장’ 방안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를 최종 승인할 트럼프는 4일(현지 시간) 오후까지 말이 없었다.
일단 미·중 관세휴전을 연장해 놓고 2차 관세 카드를 계속 대중·대러 카드로 유지하는 것 또한 하나의 ‘수’다. 특히 연방 상원에서 발의된 2차 관세 법안이 아직 통과 전이니 트럼프로선 양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인 의회와 소통하면서 긴 안목으로 중·러 ‘갈라치기’를 시도할지 모른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파트너인 인도에 부담을 주다 자칫 양국을 접근하게 만들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후 급속히 밀착한 러·중 관계를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중대한 실책으로 본 시각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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