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트럼프, 라이칭더 총통 뉴욕 경유 불허… 中 배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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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부 “가까운 장래에 해외 순방 계획 없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9 16:36:30

▲ 대만 민진당 소속 라이칭더 총통이 작년 5월2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 광장에서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여소야대 상태인데다 며칠 전 국민당 의원들 24명의 국민소환이 실패로 끝난 가운데 중남미 방문 시 관행적으로 허용되던 미국 경유가 불허돼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내달 중남미 방문 시 뉴욕을 거쳐 가려 했으나 미국 허가를 얻지 못했다고 한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라이 총통이 내달 4일 미 동부 뉴욕을 거쳐 파라과이·과테말라·벨리즈 등 중남미 3국 순방 예정이었는데 도널드 트럼프가 막았다. 이날 대만 총통부에선 태풍 피해·대미 관세 협상 등을 이유로 가까운 미래에 총통의 외국 방문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경유 불허’ 통보 이후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미·중 수교 이후 중화민국이 대만으로 통칭되면서 전 세계 수교국 13개국에 불과한 형편이지만 총통이 경유 형식을 빌어 미국에 들리며 주요 인사들을 만나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이에 중국이 본격 반발하기 시작한 것은 시진핑 정권 들어서다. 한계에 봉착한 경제 성장과 빈부격차 등에 따른 내부적 모순을 ‘애국’으로 돌파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17일 미 국무부는 대변인 브리핑에서 라이 총통의 뉴욕 경유 계획 관련해 질문받았을 때 마코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답했다. “과거 관행에 부합하고 우리의 오랜 정책과 전적으로 일치되는 것”이라며 허용 입장을 보였다. 미국이 FT 보도대로 결정을 바꾼 것이라면 진행 중인 미·중 무역 협상과 연내 양국 정상회담 개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게 사실이든 보도에 불과하든 모두 중국 측엔 일정한 선물일 수 있다.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 미국 경쟁자 반열에서 밀어내기가 중국을 대하는 트럼프의 궁극적 목표이자 일관된 기조다. 전임 정부 시절인 작년 11월30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라이 총통이 태평양 지역 수교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할 때 미국령 하와이·괌을 거쳤고 중국이 즉각 대만 봉쇄 형태의 군사훈련을 했다. 트럼프는 이런 식의 긴장 고조를 불필요한 소모로 본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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