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내로남불 시즌 2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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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디지털뉴스부 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0 00:02:40

최근 대통령실이 좌파 성향 유튜버 셋을 출입기자단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중 한 명을 사람들은 ‘좌파의 교주’라고 부른다. 그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이명박정부 때 ‘나는 꼼수다(나꼼수)’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이른바 ‘나꼼수’ 덕후들과 마니아까지 나타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진행자 세 명이 낄낄낄, 히히덕, 크크크 하면서 이명박정부를 까대는 재미에 좌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는 ‘벼락 스타’는 아니다.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 같은 80·90년대 PC통신 시대부터 활동하던 인물이다. 거기서도 그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영향력 있는 인물, ‘인플루언서’였다.

그에게는 또 다른 별명이 있다. 공식적으로 쓰이기도 한 그 이름은 ‘딴지일보 총수’였다. 딴지일보는 1998년 창간된 인터넷 신문인데 패러디물이 주를 이뤘다. 거기서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는 상당한 필력을 지닌 ‘비틀기’의 명수들이 있었다. 좌파들의 온라인 놀이터인 셈이었다. 지금도 존재한다.

그러던 그 ‘교주’는 공중파 공영방송 MBC에서 ‘색다른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고, 2016년에 다시 지상파 공영방송인 교통방송에서 ‘뉴스공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때부터 미디어는 ‘언론’이라기보다 내 편을 드는 ‘편론(偏論)’으로 심각하게 변질된다. 기존의 매체들이 중시하던 덕목인 객관성과 공정성은 사라지고, 노골적인 우리 편 ‘편들기’에 빠져든다. 언론과 미디어는 더이상 사회적 공기(公器)가 아닌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반목의 골이 깊어진 세상의 무기 혹은 흉기가 된다.

그들은 그들 진영과 편을 위해서라면 가짜 뉴스도 걸러내지 않았다. 말 그대로 ‘뉴스 공장’이 된 셈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마르틴 하이데거의 명언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어쨌든 그는 교주답게 ‘선동’ 언론 시대의 막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이라는 법에도 없는 죄명으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당하고, 이듬해 탄핵당한 건 우연일까.

결국 ‘지나치면 독이 된다’는 말은 진리인 듯, 그는 2022년 악화된 여론에 밀려 하차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주저앉을 ‘교주’, 실의에 빠질 ‘총수’가 아니었다. 그는 전 세계적 붐을 타고 있는 유튜브로 옮겨 가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을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에 좌파 진영 정치인들을 비롯한 온갖 인물들이 드나들며 문전성시를 이룬다. 위기에 처할 때 좌파 정치인들은 그를 찾아가 읍소하고 출연해 변명을 한 후 연명하는 상황들이 전개되기도 한다.

그러더니 결국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명단에 오른 ‘교주’를 보며 ‘난놈은 난놈’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 건 아니다. 그리고 국민의 시선과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일이면 서슴없이 해치우는 ‘용기’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뇌리를 스치는 또 하나의 생각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선포 9일 만인 지난해 12월12일, 계엄의 이유를 설명하는 담화를 하자 그들이 보였던 반응 중 하나에 대해서다. 그들은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하는 소리에 현혹돼서 하이브리드전(戰)이니 부정선거니 하는 말을 믿고 극단적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유튜브를 가짜 뉴스와 음모론의 온상으로 매도하길 서슴지 않았다.

대통령이란 직책이 최고급 정보, 최고 기밀 정보를 다루고 접하는 자리라는 걸 모르는 범부·필부·잡부들의 사고 수준에서 나오는 판단들이다. 사람은 자기 수준 이상의 세계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그들 세상은 그게 전부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그 음모론과 가짜 뉴스의 음험한 둥지인 유튜브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올렸다는 건 마치 오래된 농담 같은, 문재인 정권 시절의 ‘내로남불’을 떠올리게 한다.

의식의 흐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불필요한 예산이라며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 특활비도 증액해서 부활시킨 사실 등도 국민의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다.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해 좌파 정권의 위선적 내로남불, 언행불일치가 문재인 정권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이재명 정권은 소비쿠폰 포퓰리즘으로 잠시 세간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 있으나 대증요법의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내로남불 시즌2가 열렸다는 예감이다.

맹세희 디지털뉴스부 부장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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