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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보다 ‘발견’이 쇼핑을 이끄는 시대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짧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접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숏폼 커머스’가 유통산업 전반의 핵심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이커머스뿐 아니라 홈쇼핑 업계도 숏폼 전용 콘텐츠를 강화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숏폼 커머스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 중이다. 기존의 라이브커머스와 달리, 숏폼은 빠른 시청과 높은 전환율, 강한 몰입감을 앞세워 즉각적인 구매 유도를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주요 유통사들이 숏폼을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W컨셉은 2분기 기준 숏폼 콘텐츠 기반 구매 전환율이 6.2%로, 일반 상품 대비 약 4배 이상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8%, 구매 건수는 182% 증가하며 뚜렷한 성과를 입증했다. 짧지만 반복 소비되는 숏폼 특유의 콘텐츠 구조가 체류시간을 높이고, 구매까지 빠르게 유도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검색하고 정보를 비교한 뒤 구매에 이르렀다면, 이제는 인플루언서의 영상이나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상품을 우연히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는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검색 중심의 쇼핑이 점차 감각적인 영상 중심 소비로 전환되는 흐름”이라며 “Z세대·MZ세대를 중심으로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홈쇼핑 업계도 바꾸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라방) 스타IP의 숏츠를 통한 주문 전환율은 164%나 증가했다. 방송 편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보며 쇼핑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숏폼 콘텐츠 브랜드 ‘쇼룸(SHOWROOM)’을 운영 중이며, GS샵은 ‘쇼핑클립’을 통해 숏폼 커머스를 실험 중이다.
기업들은 숏폼 콘텐츠 확대를 위해 크리에이터 지원 프로그램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W컨셉은 상품 제공부터 수익 창출까지 전 과정이 가능한 ‘W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그재그는 크리에이터 라운지를 통해 협찬·광고 캠페인 등을 지원하고 활동 실적에 따라 현금·포인트·제품 등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 이는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유통 채널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숏폼 콘텐츠는 브랜드 노출과 충성도 확보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1분 이내 짧은 영상은 시청 허들이 낮고 반복 소비되기 쉬워, 브랜드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앱 내 ‘발견 탭’을 통해 사용자가 이전에 시청·검색한 내용을 기반으로 관련 콘텐츠를 추천받는 구조가 자리를 잡으며, 검색 없이도 쇼핑이 시작되는 소비 패턴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폴라리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커머스용 소셜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25년 1조5128억 달러에서 2034년 12조4593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26.4%에 이르는 고성장률로, 숏폼 기반 커머스가 향후 유통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업계는 숏폼 커머스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기존의 검색·리뷰 기반 소비 구조를 재편할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누가 더 강력한 숏폼 콘텐츠를 확보하고, 누가 더 매끄러운 구매 전환을 설계하느냐에 따라 미래 유통의 승자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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