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2º
습도 95%
수원 22º
습도 90%
강릉 21º
습도 90%
제주 25º
습도 95%
)
국민의힘 혁신위를 포함한 비윤계의 인적쇄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또한 친윤계의 반발 강도도 높아지며 양측 간 대립이 극을 향해 치닫는 등 충돌 직전까지 가는 모양새다.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은 지난 16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등 구체적인 쇄신대상을 지목한데 이어 17일에도 중진들의 희생과 헌신이 절실하다며 거듭 거취 결정을 촉구했다.
윤 혁신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어제 (거취 표명을 요구하며) 실명을 거론한 것은 현재 국민의힘의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며 “내란 프레임을 지금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간 절대소수 야당으로 지리멸렬하거나 내란당이란 오명으로 공격받아 부서지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04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사건인 이른바 ‘차떼기 당’ 이슈도 언급했다. 그는 “2004년 차떼기로 당이 존폐의 위기에 처했을 때 당대표를 필두로 37명의 중진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당을 소생시키고, 젊은 정치에 공간을 열어줬다”며 “지금의 중진들은 그분들이 열어준 공간에서 정치를 해오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때처럼 당의 중차대한 과오로 국힘은 지금 백척간두에 서 있다”며 “그동안 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해오신 중진들께서 아름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도 “인적청산이야 말로 진정한 혁신”이라며 윤 혁신위원장을 거들고 나섰다.
조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은 이번 기회에 싹 갈아엎는 느낌으로 대대적인 혁신을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살아남기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인적쇄신 범위에 대해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려고 지난 1월 6일 한남동 관저에 가서 체포영장을 저지하려고 했던 45명이 대상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인적쇄신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힘이 반드시 절연해야 될 3대 세력은 부정선거 음모론자, 전광훈 목사 추종자, 윤어게인 주창자”라며 “이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정치인들은 해당행위자”라고 규정했다.
전 비상대책위원장인 김용태 의원 역시 이날 “전한길 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세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안 된다. 당지도부는 이들이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헌법정신을 지키는 건강한 보수정당”이라며 “우리당은 윤 전 대통령 부부나 계몽령을 운운하며 계엄을 옹호하는 극단세력과 절연해야 한다.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사이비 보수”라고 말했다.
혁신위에 의해 쇄신대상으로 지목된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를, 장동혁 의원은 15일 ‘국민의힘의 새로운 길은 있는가? 신(新)우파의 길’ 토론회를 각각 열었다. 이들 토론회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선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강사가 초청됐다.
김 의원은 이같은 발언은 ‘전한길 씨 입당 반대’ 촉구를 빌어 사실상 윤상현·장동혁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당 비대위를 장악하고 있는 친윤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윤 혁신위원장은 회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비공개 때 있었던 얘기니까 그냥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말했다. ‘다구리’는 ‘몰매’의 은어로, 전날 인적쇄신 대상으로 송 비대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지목한 데 대해 비판을 받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와관련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윤 혁신위원장의) 발언이 혁신위원들과 충분한 논의나 공감대 없이 개인 자격으로 이뤄진 부분에 대해 많은 비대위원의 문제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바꿔말해 당 비대위가 윤 혁신위원장의 인적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쇄신대상으로 지목된 나경원 의원도 이날 강력반발하며 쇄신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SNS에 “혁신위까지 나서 반혁신 딱지를 붙이고 공개적인 자아비판과 거취표명을 요구한다”며 “민주당이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람들 몇몇을 제물 삼아 불출마 선언으로 쳐낸다고 내란당 프레임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는 민주당 장관 후보자들처럼, 우리 당의 주적은 민주당이 아닌 동료의원과 자당 지지층인가”라며 “우리의 존재 이유와 존립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는 제발 그만 멈추자”고 말했다.
나 의원은 “벼락같았던 비상계엄 이후 당이 갈팡질팡하고 속수무책일 때 중심을 먼저 잡은 건 국민들이었다”며 “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지키기 위해, 의사결정의 민주적 정당성이 결여된 탄핵에 동의할 수 없었기에 그들과 함께 민주당에 맞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힘이 바탕이 돼 40% 넘는 대선 득표율을 얻을 수 있었고, 보수 궤멸의 최악의 상황은 막아냈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확고한 보수 가치와 폭넓게 공감받는 아젠다 없이 반민주 플랫폼으로 전락해 구심력 없이 분열하는 것, 그것이 우리 당 문제의 본질”이라며 “압도적 힘을 가진 여당에 맞서기 위해 모래알 같은 107명을 어떤 가치로 묶어낼 것인지, 더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아젠다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혁신의 요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의원도 전날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가부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다. 윤희숙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저를 치시라.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도 “혁신 방안의 최종 결정은 비대위에서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윤 혁신위원장이 지목한 인적쇄신 대상자들이 모두 반발하고 나선데다, 당 비대위까지 불만을 드러내면서 ‘윤희숙표’ 인적쇄신안의 동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빼어든 칼을 집어 넣기는 늦어다’는 분석과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적쇄신 요구가 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혁신위원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편,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국민의힘의 현 지도부 포함한 친윤세력의 2선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힘의 현 지도부를 포함한 소위 친윤세력들은 자신들의 의원직과 당직을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일선에서 당장 물러서기 바란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면 더 이상 쓸데없이 시간끌 것 없이 친윤이 주도하고 있는 영남 기득권세력들은 광장세력과 손잡고 수구정당이라고 공개적으로 표방하고 당장 나가라”라고 일갈했다.
또한 “이준석의 개혁신당을 포함한 국힘의 젊은 청년정치인들 중심의 개혁과 혁신을 기치로 한 선명 야당을 구성해 2026년 지선 2028년 총선을 철저히 대비하라”며 “그리하면 반드시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많은 국민들은 열렬히 새로운 신당을 지지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1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