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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 서열 1위인 댄 케인 합참의장이 1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Tri-CHOD)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의 초점은 억지력 재정립이며, 이를 위해 3국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발언은 북한 중심이었던 한미일 안보 협력의 범주를 중국 견제까지 확대하려는 미국의 전략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케인 의장이 강조한 ‘책임 분담’과 ‘최고의 전투역량 공유’는 주한미군의 역할 재설정, 방위비 분담금 증액, 그리고 대만 유사시 미군 동원까지 포함된 미국의 안보 재편 요구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케인 합참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은 자신들의 의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분명하고 명확한 의도를 갖고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결단력을 보여주고, 3국이 가진 최고의 전투 역량과 능력을 활용해 언제든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하와이에서 열린 첫 Tri-CHOD 회의를 언급하며, 당시 회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만 국한되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늘날은 훨씬 더 섬세하고 복합적인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할 책임을 3국이 공동으로 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략 기조와도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동맹국이 자국 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과 첨단무기 구매 확대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미국 국방부 역시 3월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을 통해 한국, 일본, 나토 회원국 등 동맹의 ‘자율 방어 부담 확대’를 명문화했다.
반면, 김명수 합참의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3국 안보협력의 추동력을 유지하고 지속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전통적으로 신중했던 한국의 안보 외교 기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이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중국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고려한 절제된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사태 이후 중국과의 외교 균형을 유지하려는 신중한 접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와 한국의 외교적 전략 간에 미묘한 간극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은 ‘인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3국 협력’을 강조하며 케인의 발언에 일부 호응했으나, 역시 중국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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