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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에 선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 10일 출석해 쏟아지는 의혹과 질타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해 “학살 여부는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며 발언을 회피했고, 윤석열 대통령실의 외압 정황까지 증언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손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예는 회복돼야 한다는 생각이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이미 어려운 일이 됐지만, 애국 현장에선 다른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두환의 국민 학살을 애국이라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통령마다 공과가 있다. 학살 여부는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회피하면서도 극우적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뉴스타파’의 잠입 취재에 대해 “지혜롭지 못해서 뉴스타파 여기자에게 당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5월 31일 첫 보도 이후 마녀사냥을 당해 심신 미약자가 됐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달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리박스쿨은 해당 보도로 인해 대선 댓글 공작 참여 인물에게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고, 서울 시내 초·중학교 10곳에 강사로 투입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손 대표는 “현재 댓글 조작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손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조직한 ‘백골단’ 활동도 도마에 올랐다. 해당 단체는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 당시 법원 인근에서 폭력 행위를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손 대표는 “백골단이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실의 외압 정황이 증언된 부분이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의 질의에 교육부 김천홍 정책관은 “손효숙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의 공모 심사 전,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이 협동조합을 챙겨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요구를 압력으로 느꼈다”고도 말했다.
해당 협동조합은 2024년 2월 늘봄학교 주관기관 공모에 참여했지만 심사 기준에 미달해 탈락했다. 김 위원장은 “탈락 후 대통령실에서 ‘왜 떨어뜨렸느냐’고 항의했다는 제보도 있다”며 “이런 수준이라면 대통령실이 모른다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청문회에 출석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리박스쿨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 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위에 대해선 “진행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를 추천한 이수정 전 교육부 자문관은 “학계 교수 추천을 받아 전달했을 뿐”이라며 “시민단체 활동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자문관직을 사퇴한 상태다.
손 대표는 또 민주노총·전교조 등을 감시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 “워낙 오래된 일이라 기억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민주당도 그런 일 안 하느냐”고 반문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반대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인 척 발송한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그는 교육부 자문위원이었으며, 논란 이후 해촉됐다.
전광훈 목사와의 연계 의혹에 대해선 “광화문 집회에 가끔 참석한 것뿐이며,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 현장 침투한 극우 이념 논란… 수사·책임 규명 과제로 리박스쿨 사태는 단순한 교육단체의 일탈을 넘어, 극우적 역사 해석과 정치권 유착, 대통령실 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며 국가 교육 정책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뿌려진 이념 편향의 씨앗이 실체로 드러난 만큼, 철저한 수사와 구조적 책임 규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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