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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2차 내각 개각에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정 후보자의 장관 인선은 ‘코로나19 영웅’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남편의 코로나 관련 주식 투자 논란이 정국의 새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방역 책임자였던 그 시기, 남편이 진단키트·마스크·손소독제 등 관련 종목에 투자해 이익을 얻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도덕성과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정 후보자의 지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방역 책임자 시절, 배우자가 진단키트·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은폐한 의혹이 짙다”며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소지뿐 아니라 재산신고 누락 정황까지 드러난 만큼,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통을 감내하던 시기에, 방역 수장의 가족이 관련주로 이익을 취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사익 추구 행위이며, 공직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주식은 고의적으로 재산 목록에서 누락된 것으로 보이며, 국민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로서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 공직윤리 의식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혀, 향후 인사청문 과정에서 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임을 예고했다.
관련해 정 후보자의 남편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전후, 방역 관련 기업의 주식 여러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단키트 제조사, 손소독제 원료 생산업체, 마스크 제조 기업 등이 포함됐으며, 이들 종목은 당시 방역정책과 직결된 분야였다. 특히 일부 주식은 공직자 재산 등록 의무에도 불구하고 신고에서 누락된 정황이 인사검증 과정에서 드러났다.
대통령실 내 일시적 ‘지명 반대’ 기류… 인선 직전 기류 반전
정 후보자 “진정성 소통의정 갈등 해결… 청문회서 소명”
대통령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초기 검토 단계에서부터 “방역의 상징이었던 정 후보자 본인은 흠결이 없더라도, 남편의 투자 행위가 공직자 윤리기준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정은경은 절대 인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게 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인선 직전, “후보자의 전문성과 상징성이 남편의 투자 논란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다시 형성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인선을 강행한 배경에는 정 후보자 외에는 의정 갈등과 복지 개혁을 동시에 감당할 적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으로 의정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며, 주식 논란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보다 상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가정의학 전문의로 활동한 뒤 1998년 국립보건원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장, 2020년 질병관리청 초대 청장을 역임했다. 21대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은 윤석열정부에서 시작된 의정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고, 저출생 및 고령화 문제에 대응할 보건정책 수립의 첫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그의 방역 공로보다 배우자의 사적 이익 문제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여부가 더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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