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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지 하루 만이며, 특검이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엿새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는데, 특수통식 속도전에 윤 전 대통령측은 특검은 위헌적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개망신식 소환은 수사가 아니라 정치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28일 오전 10시쯤 특검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28일 오전 9시까지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공개 조사를 요청했지만 특검은 이를 거부하고 공개소환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공개소환을 원칙으로 하며,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해 담당 검사와 일부 특검보를 이미 지정한 상태다. 조사 과정엔 복수의 특검보가 배석할 가능성이 크며, 계엄 선포 관련 의혹을 정리한 200쪽 분량의 질문지 초안도 보완 중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서울고검 청사 내 조사실에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소 변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출석 공개 여부, 조사 녹화 여부, 조사실 배치, 경호 인력 등도 윤 전 대통령 측과 조율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질문지가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며, 일반 조사이기 때문에 범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월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당시에도 200쪽 이상의 질문지를 준비했던 전례가 있다.
조사 대상에는 앞서 체포영장에 포함됐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교사 혐의 외에, 내란과 외환 혐의까지 포함할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한 차례 이상 반복 소환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피의자 출석은 조사 일정, 장소, 변호인 참여 등을 사전 협의하는 것이 원칙인데, 특검은 아무런 통보 없이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소환을 발표했다”며 “검찰사건사무규칙과 인권보호수사규칙 모두를 위반한 일방적 통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공개망신식 출석은 대표적인 망신주기 수사이며 피의자의 인격권·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례를 언급하며 “공익에 반하지 않는 한 비공개 출석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조사에 협조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그는 올해 1월 15일 공수처 조사에서 10시간 넘게 묵비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당시 인정신문에서도 이름이나 주소조차 밝히지 않았고, 조사 녹화도 거부했다. 하지만 이번 특검 조사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출석을 거부할 이유는 없으며, 변소(辯訴)할 부분은 변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부 진술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검 “절차 위반 없다”…尹 측 “헌법소원 제기 검토”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혐의가 올해 1월3일, 대통령경호처에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보안 휴대전화) 정보 삭제를 지시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데서 비롯됐다는 점을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5일, 12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소환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모두 응하지 않았고, 사건은 6월 24일 특검에 이첩됐다. 이제 윤 전 대통령이 6월 28일 출석에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은석 특검팀 출범 16일 만에 첫 대면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조사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이번 영장 청구가 기각되었음에도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거나 조사를 거부할 경우 즉시 체포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실제로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외에도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30일에는 ‘12·3 비상계엄’ 실행 모의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군사기밀 유출 등 혐의로 기소할 계획이다. 특검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만으로도 관련자들의 공모 정황이 충분하다”며 “윤 전 대통령 역시 비화폰 통화기록 무단 반출과 수사 외압 혐의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국회가 의결한 특검법에 따라 7월 21일까지 1차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며, 추가 연장(최대 30일)이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7월 말까지의 속도전이 예상된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법 자체의 위헌 가능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절차의 정당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헌법적 쟁점으로 비화할 경우, 정치적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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