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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을 대신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나토 사무총장 및 주요 정상들과 연쇄 면담을 갖고 한국과 나토 간 전략적 협력 강화 행보에 나섰다. 위 실장은 ‘방산 협의체’ 신설에 합의했다.
한국과 나토의 방산 협력은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외교·경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구축된 협력 틀은, 한국이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위 실장은 마르크 뤼터 나토 신임 사무총장을 만나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나토와의 방위산업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국장급 방산 협의체를 신설하고, 한국의 나토 고가시성 프로젝트(High Visibility Projects) 참여를 통해 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고가시성 프로젝트는 나토 회원국들이 탄약, 가상훈련체계, 차세대 회전익 항공기 등 21개 분야에서 공동 개발·조달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위 실장은 “한국은 나토의 방위 역량 강화에 기여할 최적의 파트너”라며 “우수한 방산 역량을 바탕으로 집단방위와 상호운용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나토-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특별행사에도 참석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서 나토의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고가시성 프로젝트 본격 참여
국장급 협의체 신설, 신기술·사이버 협력도 강화
이로서 나토와의 방산 협력이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최근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나토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구체적 방산 협력 방안이 공식화하면서, 다국적 군수조달부터 공급망·정보·사이버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나토 산업 역량 확대 선언(NATO Industrial Capacity Expansion Pledge)’에는 한국 등 파트너국과의 방산 협력 강화 의지가 처음으로 공식 명시됐는데, △나토 전역의 방산 기반 확대 △다국적 군수조달 활성화 △신기술 채택 가속화 △나토 표준·상호운용성 강화 △핵심 방산 공급망 보호 등이 포함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은 ‘탄약·가상훈련체계·차세대 회전익 항공기 등 총 21개 분야에 걸친 나토의 ‘고가시성 프로젝트(High Visibility Projects)’에 본격 참여한다. 나토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무기 체계를 개발·조달하는 대규모 다국적 군수 사업으로, 한국 방산 기업의 나토 시장 진출이 실질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측은 국장급 방산협의체를 신설해 협력 채널을 정례화하고, 실질적인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이 협의체를 통해 기술 이전·공동개발·표준화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나토 무기 체계의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토 집단방위 체계 내에서의 실질적인 연계와 협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첨단 무기체계와 기술력은 이미 나토 일부 회원국들과의 수출 계약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정보·사이버 분야 협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은 나토의 전장 정보 수집·활용 시스템(BICES) 가입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북한 등 역내 위협에 대한 정보 공유와 사이버 보안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관련해 한국은 앞서 폴란드·루마니아 등 나토 회원국과 K2 전차·K9 자주포 등 대규모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협력 강화로 나토 전체를 아우르는 방산 수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나토와 IP4 간 첫 공동성명 채택
루비오 美 국무장관 등과 연쇄 회담
한미정상회담 조율
이번 회의에서는 나토와 IP4 간 첫 공동성명도 채택됐다. 성명은 “우리는 각자의 국방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공급망 안보, 신흥기술, 이중용도 제품 스타트업 협력, 우주·해양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기 체계의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질적 협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 대비 5% 수준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하면서, IP4와의 방산 협력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동 성명 채택과 방산 협의체 신설은 한-나토 안보협력이 새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 실장은 25일(현지시각)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양자 면담을 통해 조속한 한미 정상회담 개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과도 접견해 한미동맹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일본 외무상 이와야 다케시, 네덜란드 총리실, 체코 국가안보보좌관 등과도 면담을 진행하며 한일 및 한미일 공조와 함께 반도체·AI·사이버 안보 등 신기술 분야 협력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한편, 정상회의는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IP4가 함께하는 형식으로 예정됐지만, 한국과 일본 정상이 잇달아 불참을 결정하면서 ‘나토+IP4’ 고위급 회동으로 조정됐다. 한국은 위 실장이 대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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