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을 축하합니다.
Update : 2025-07-12 09:30
뉴스 > 연재기획
[양용기의 건축 이야기] 건축의 역사주의
양용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6-19 00:02:50
역사주의의 배경은 근대이다. 근대 이전엔 건축뿐 아니라 예술의 흐름이 연속성을 띠었다. 이전 시대와 큰 차이가 없는 부분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근대는 이전 시대와의 차별을 근본으로 하기에 역사의 의미가 표면으로 떠올랐다
 
역사주의는 근대가 태동하는 1800년대 초기에 두드러지는데, 이는 근대와 그 이전의 과도기적 성격을 보였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에 기득권은 불안해했고, 시민혁명은 변화에 대한 노골적 요구였다. 이에 반하여 역사주의는 주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과거와 연결된 영역에서는 정통성에 대한 의지가 발생했다. ,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흐름을 의도적으로 재정립하고자 한 것이다.
 
위의 두 사건은 과거에 없던 변화였다. 근대의 등장은 준비된 사건이라기보다 역사 속에서 응집된, 내재된 다른 계층의 의지의 폭발이었다. 특히 획일화된 구조의 내재된 변화가 물결을 탄 것이다. 근대 초기는 과거와 새로움이 공존하는 시기로, 두 축은 서로를 포기할 수 없었다. 과거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형태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흐름에 대한 재정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당시에는 역사주의라 할 수 없었고 그냥 흐름이었다. 그것이 그렇게 큰 흐름이 되어 근대가 등장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두 사건은 근대의 등장을 정당화했고, 그 이전의 것을 역사주의라는 과거의 이미지로 규정지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규정엔 확신이 충분치 못하므로 오히려 지난 것과의 비교가 명분을 만드는 데 유용했다.
 
그 두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근대가 그 이전의 것과 경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며 빠르게 발전할 수도 없었고, 반대로 역사주의가 길을 잃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두 사건은 근대가 어떤 성격을 가져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반(半)강제적인 요구였고 과거의 것은 잠시 역사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됐다.
 
물론 이 두 사건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원인을 굳이 따져 들어간다면 여러 원인이 있지만 특히 전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다를 점령하는 전쟁은 강대국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이것이 식민지를 넓히게 되면서 대량생산에 대한 필요로 이어져 변화가 생기고, 권력과 경제라는 과거의 구조에 변화가 생겼으며, 시민들에겐  다른 것을 보고 생각할 안목이 생겼다.
 
또 오스만 제국의 역할도 중요했다. 오스만 제국은 비잔틴의 몰락과 함께 근세를 탄생시켰다. 그런 오스만 제국의 몰락은 20세기 근대를 단단하게 만들고 역사주의의 흔적을 몰아내는 계기로 작용했다. 변화의 역동 속에 과거가 주춤하는 사이, 재료와 기술을 앞세운 근대의 물결이 몰아치자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과거 전문가 집단은 단순했다. 기술이 단순했기 때문이다. 근대에 들어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그룹이 등장했고,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역사주의라는 범주로 분류됐다. 근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진부한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돌진하던 근대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다시 과거의 형태가 등장한다. 과거의 진부한 틀 속에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들은 새로운 시대를 읽고 있었으며 새 시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새로운 재료와 기술을 수용했지만 과거의 디자인 공식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것은 고전주의, 신고전주의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3개 방향으로 탈바꿈했는데 여기엔 그 시대가 주는 긍정이 내포됐다. 1880년대의 등장을 새로운 역사주의 형태라 부른다. 근대 이전의 형태와 시민혁명 후 질주했던 근대 형태들은 서로가 기득권 세력으로 역사에 자리잡으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두 개가 양축을 이루고 있다. 이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좋은 현상이었다.
 
▲ 역사주의 시대 풍경. 필자 제공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 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충정로1가,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직무대리 : 이상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