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아르헨티나 대법원에서 부정부패 혐의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72) 전 대통령이 징역 6년 형과 피선거권 박탈 판결을 받았다. 그녀가 에바 페론 이미지를 계승한 좌파 포률리즘(페로니즘)의 아이콘이라 해당 진영에 큰 충격을 줬다. 그녀에 대한 가택연금 허용 여부와 그 시점을 둘러싼 관심도를 현지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티나는 구금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이 정한 마지막 날인 18일 법원에 자진 출두할 것을 발표했으나, 당일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와 노조의 파업 우려 속에 출두 전날 가택연금 결정이 날지 모른다고 관측됐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재판부 결정이 내주 정치 지형을 완전히 바꿀 수 있으리라 전망했다. 제1야당인 정의당이 크리스티나 구금 날 행동을 같이한다고 천명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당일 대규모 집회와 시위 등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구금 절차 마감시한 전날인 17일자로 가택연금 허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하지만 구금을 주장한 담당 검사 디에고 루치아니의 강경 태도로 인해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신문에선 내다봤다.
크리스티나는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재임)에 이어 2007∼2015년 대통령을 연임했으며 2019∼2023년엔 부통령을 지냈다. 또 제1야당 정의당(페론당) 총재로서 9월 지방선거 후보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최종심 판결로 피선거권을 영구 박탈당했다. 대법원이 10일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 특정 사업자와 뒷돈 거래를 한 죄로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는데 실체적 증거 유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수반 코르도바의 여론조사에서 사법부 판결을 지지한 응답이 49.2%, 사법부를 불신한 응답이 46.5%를 기록해, 이번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분열 심화 양상임을 확인시켰다고 현지 언론이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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