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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반미·애국주의로 출세한 스마난(司馬南·69)이라는 시사평론가가 있다. 미국에 근사한 집을 장만해 둔 게 드러나 비난과 조롱을 받는 가운데 “반미가 업무면 친미(미국 체류)는 생활”이란 어록으로 더 유명해졌다.
공산당 평당원이 이 정도였으니 고관대작들은 더 말할 필요 있을까 싶다. 이들의 자녀나 내연녀들 미국 유학은 자산을 빼돌려 관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겨진 지 오래다. 그래서 최근 미·중 협상에서 결정된 유학비자 발급 재개는 중국 고위층에 큰 선물일 수밖에 없었다. 시진핑 시대 들어 이런 현상을 비꼰 신조어, 즉 가족·자산 등 모든 게 해외에 �斂� 중국엔 달랑 본인 몸뚱아리뿐이라는 뜻의 ‘뤄관’(裸官·벌거벗은 공무원)이 등장했다.
이와 대비될 만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요즘 대(對)이란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을 보며 국가의 생존이 어디까지 치열할 수 있나 새삼 생각하게 된다. 작전명부터 구약(민수기)에 나오는 광야 시절 이스라엘 백성이 사자처럼 용맹하게 떨치고 일어선다는 문맥에서 따왔다.
1948년 5월14일 건국을 선포한 바로 다음 날부터 주변국들의 침공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 국난을 겪었다. 큰 것만 5번으로, 매번 지도에서 지워지느냐 마느냐의 순간이었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 기습에 따른 현 사태를 향후 제6차 중동전쟁으로 칭하게 될지, 이스라엘의 기획력·기밀 유지·집요함이 과거와 다른 차원이었다는 점에서 신(新)중동전쟁이라 하게 될지 모르겠다. 다만 이제야 깨닫는 바, 그간 이스라엘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사이 관계성엔 감춰진 부분이나 우리가 놓친 게 더 많았다.
미국·이란의 여섯 번째 핵 협상(15일)이 예정돼 있었고 이스라엘 국내는 반정부·반전 여론으로 어수선해 보였다. 그런 와중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들의 결혼식과 가족여행 계획 소식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더욱 엄청난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작전 개시 직후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단히 훌륭하다”는 논평을 내놓았고, 이란을 겨냥해선 “난 이 죽음과 파괴를 막고자 최선을 다했다. 60일 내 협상을 타결하자고 촉구하지 않았나. 61일째였다”며 “이미 준비된 다음 타격은 더 잔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국제 정치의 현실이다. 맹방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 간 삐걱거림, 지난달 중동 순방 때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빼놓은 것 역시 모두가 깜빡 속아 넘어간 배경이 된 것 같다. 이란은 굴하지 않을 기세로 강한 언사를 쏟아 내며 보복을 실행했으나 실력이 받쳐 주질 못했다.
13일 작전 첫날 이란 측 군 �斂� 수뇌부와 핵 과학자들의 폭사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이스라엘의 사전 공작에 의해 이란의 방공방은 작동하지 않았다. 공습 범위를 핵 시설 외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45년에 걸친 제재 아래 피폐해진 이란의 일상을 더 마비시킴으로써 민심 동요 및 정권 붕괴를 유도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스라엘에선 하마스의 기습에 무방비로 당한 이후 책임론과 전쟁 장기화로 궁지에 몰렸던 네타냐후가 ‘영웅’으로 칭송되며 극렬 대립 중이던 국론마저 통일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 핵무기 완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사실, 위험한 신정 체제가 위험한 무기를 가지는 게 이스라엘뿐 아니라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며 그것을 저지할 역사적 사명을 이스라엘이 수행 중이라는 식의 내러티브를 적극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의 지원하에 유지되어 온 대리 세력 ‘저항의 축’(헤즈볼라·하마스·후티 반군)이 조용하다. 지난 1년반 이상의 전쟁과 이스라엘의 공작, 영·미 등의 공습으로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라크 민병대의 경우 정규군 편입 등 자국 내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면 한때 세계 �斂�이었던 비정규군 반미 전선이 “각자도생의 느슨한 네트워크”가 된 듯하다.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의 행보를 응징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게 된 게 이번 전쟁이다. 이제 이스라엘에게도 ‘유월=호국의 달’이 되려나.
대한민국 호국의 달은 1950년 6·25전쟁 발발일과 이에 관련된 기념일인 현충일에서 유래했다. 장례 문화와 인연 있다는 절기 망종이 1950년대 초·중반엔 양력 6월6일이었는데, 이 날은 마침 제2차 세계대전의 명운을 가른 노르망디 상륙 작전 개시일이기도 했다. 이 또한 자유 세계와 호흡을 같이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녹아난 뜻깊은 우연이다.
한편 미 LA 불법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 진압 또한 트럼프에겐 ‘호국 행위’다. 거덜나게 생긴 나라를 수습하는 것이라는 자신감이 뚜렷하다. 법 집행 방해를 선동하고 폭력화시킨 측면을 도외시한 채 ‘인권’만 문제삼는 국내외 주류 언론의 보도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공영방송의 현지 인터뷰에선 트럼프의 군 동원 조치를 12·3 비상계엄과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여 아연실색했다.
수배 중이던 흉악범들이 이번 단속 때 덤으로 검거돼 미 국토안보부 홈페이지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불법 이민 대처 관련 트럼프 지지율은 60%에 육박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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