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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의 허리인 자영업자들이 과도한 배달 수수료로 인해 생존을 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자의 식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배달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배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해 4조3226억 원을 기록했고, 쿠팡이츠의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137.5%나 급증하며 1조8819억 원에 달했다.
배달앱들의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 가는 반면, 외식업자들은 과도한 수수료 부담에 짓눌려 갈수록 장사하기 힘든 환경에 처해 있다.
서울에서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 씨는 “배달을 끊은 뒤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 매장은 배달하지 않고 매장을 방문해 주신 손님께 최선을 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배달 수수료의 부담을 지적했다. 김밥천국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 역시 “우리 매장은 전체 매출 중 배달 비중이 30%가량이지만 배달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매장 손님이 많아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는다”고 토로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앱 3사는 지난해 11월 상생협의체에서 합의한 2~7.8%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음식값의 9.8%를 중개 수수료율로 적용했지만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요율을 낮춘 것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주문 금액의 2~7.8%(부가세 별도)의 중개 수수료에 3% 이내의 결제 수수료, 1900~3400원의 배달비를 내고 있다. 자영업자 단체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1만 원의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3000~4000원을 배달료 및 중개수수료로 지불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카드 수수료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민상헌 한국외식업중앙회 위원장은 “배달 플랫폼이 중개 수수료를 가져가면서,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시키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현재 카드업계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카드사들은 수수료 개편안을 통해 수수료를 낮췄다. 구체적으로 연 매출 3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에는 0.4%, 3억~5억 원 규모의 중소 가맹점에는 1.0%, 5억~10억 원 규모는 1.15%, 10억~30억 원 1.45%로 수수료율을 낮춰 부담을 완화했다. 그러나 배달앱 시장은 이러한 법적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수수료율을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정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시장을 독점한 일부 대형 플랫폼의 영향력은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조건을 강요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한 집회를 준비 중이다. 민상헌 위원장은 “배달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로 인해 많은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거리에서 직접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이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의 정책 협약식에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현재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배달업체와 자영업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기대된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로 연간 기준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1월의 자영업자 비율도 19.7%로 역대 최저치다. 자영업자는 대한민국의 기초 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이다. 이들의 몰락은 곧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한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배달 수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자영업자와 플랫폼 기업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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