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개가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커틴대 빌 베이트먼 교수팀은 12일 국제학술지 태평양 보존 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에서 반려견이 야생동물과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이 야생 고양이로 전락한 반려묘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가 생물 다양성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개야말로 자연에 최악의 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는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반려동물로 그 수가 매우 많다. 반려견은 △미국 약 9000만 마리 △영국 1200만 마리 △호주 600만 마리 등 세계적으로 반려견을 기르는 가정이 10억 가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반려견의 포식성 행동부터 직접적 교란 행동 △주변 산책이나 놀이 등으로 인한 야생동물 방해 △반려견이 환경에 남기는 소변 같은 잔여물의 영향 등과 반려동물 사료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했다.
베이트먼 교수는 “반려견은 목줄을 채운 상태에서도 해변 도요새를 방해하고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는 야생동물을 쫓는 포식성 행동뿐만 아니라 냄새·배설물 등을 남겨 야생동물 행동을 오래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사슴과 여우·보브캣(짧은꼬리살쾡이) 같은 동물들이 개가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당장 개가 없어도 활동성이 떨어지거나 이런 지역을 완전히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의 배설물은 주변 수로를 오염시키고 식물 성장을 억제하며, 개를 기생충으로부터 보호하고 씻기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수생 환경에 독성 화합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세계적으로 반려견 수가 매우 많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사료 산업 역시 탄소 배출과 토지 및 수자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반려견 수가 급증하고 일부 보호자들의 정보 및 인식 부족과 안일한 행동이 더해져 더는 무시할 수 없는 환경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트먼 교수는 “반려견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일반적 인식보다 훨씬 크고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환경 피해를 줄이는 것과 반려견의 긍정적 역할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감한 지역에 반려견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취약한 종 보호에 필요하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반려견 소유와 환경 보호의 균형을 맞추는 전략 개발을 위해 반려견 소유자·환경보호 단체·정책 입안자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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