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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지피지기 일본어
일본어는 どうも(도우모)와 どうぞ(도우조)로 통한다
감사함과 겸손함이 몸에 배어있는 친절공화국 일본
이재훈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8-27 10:45:17
 
▲ 이재훈 생활경제부장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35년 동안 식민지 지배를 받아온 역사적인 앙금으로 좀처럼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대국 3위 일본의 저력은 인정해야 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고도 재건에 성공한 나라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남을 알고 나를 알면 질 수 없다. ‘지피지기 일본어’로 일본의 숨은 힘을 가늠해보고 배워야 할 것은 배우자.
  
どうも(도우모)
  
일본 사람은 감사와 겸손이 몸에 배어있다. 일본 사람이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라는 말이다.
  
‘고맙습니다’는 일본어로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아리가도고자이마스), ‘미안합니다’는 일본어로 すみません(스미마셍)이라고 말한다. 일본 사람은 이 두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일본에 가서 이 두 말만 잘 써도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 두 말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 온다. 첫말부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를 연발하는데 상대방이 싫어할 리 만무하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다. 처음 대하는 사람에게 웃는 낯으로 '고맙습니다'라고 하는데 어느 누가 이를 나쁘게 받아들일 것인가. 일본의 친절함은 세계 1위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どうも(도우모)는 どうも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도우모아리가도고자이마스, 고맙습니다)와 どうも すみません(도우모 스미마셍, 미안합니다)를 한마디로 줄인 말이다. どうも는 일본어의 시작이고 기본이다. 최소한 どうも라는 말을 써서 일본에서 손해 보는 일은 없다.
  
말의 경중을 따진다면 ‘도우모아리가도고자이마스’가 가장 정중하고 깔끔한 표현이다. 친분이 있는 경우 뒤에 있는 고자이마스를 빼고 ‘ありかどう(아리가도)’라고 쓴다. 잘 모르겠다면 뒤에 있는 부분 모두 빼고 どうも(도우모)만 쓰기도 한다. ‘도우모’하면 대부분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통한다. 경우에 따라 ‘미안합니다’라는 말도 되지만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일본 사람은 우리나라처럼 남을 높이는 존경어와 나를 낮추는 겸양어가 잘 발달돼 있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무라이 시대에 말 한번 잘못했다가는 큰일 나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일본에 처음 가서 말문이 막혀 곤란하다면 ‘도우모’를 연발해보자. 일본인이 환하게 웃을 것이다. 아리가도고자이마스, 아리가도, 도우모 모두 '고맙습니다'라는 말이다. ‘고맙습니다’라는 이 말이 일본어의 시작이다. 여기에 すみません(스미마셍, 실례합니다, 영어로 excuse me)을 더하면 일본어의 50%는 완성된다.    
     
일본의 중세시대를 주름잡던 사무라이(무사).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어에서 감사함의 표현인 아리가도 고자이마스와 미안함을 나타내는 스미마셍은 그들 밑에 있는 민초가 살아남기 위해 입에 달고 산 말이었다. 이것이 감사함과 겸손함을 존중하는 일본의 문화가 됐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どうぞ(도우조)
  
どうぞ(도우조)는 どうぞよろしくおねがいいたします(도우조요로시쿠오네가이이다시마스)의 줄인 말이다. 우리말로 “잘 부탁드립니다”다. 영어로 말하면 ‘해주세요(please)’다.
  
‘도우조요로시쿠오네가이이다시마스’가 가장 정중한 말이다. 다음이 ‘도우조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다. 그런데 여기서도 일본인은 말을 또 줄인다. ‘요로시쿠’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예 뒷 부분을 다 줄이고 ‘도우조’라고 해도 '잘 부탁합니다'라는 말이 된다.
 
누구에게 무엇을 권할 때 일본인은 ‘도우조’를 잘 쓴다. 굳이 한국어로 말하면 ‘하시죠’, 영어로 말하면 ‘해주세요(please)'다. 일본인은 자신이 편한 대로 말을 줄인다. 그래도 그들끼리는 다 통한다.
  
일본에 여행을 떠나거나 유학을 갈 때는 꼭 도우모와 도우조를 염두에 두고 가자. 이 두 단어만 잘 써도 최소한 일본인과 기분좋게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다.
  
일본에 머무를 때 항상 생각해야 할 것이 감사함과 겸손함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무례는 통하지 않는다. 무시만 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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