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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서구청이 수의매각 체비지를 사업계획 승인 전에 부당하게 소유권을 이전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체비지를 소유하게 된 건설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구하며 3년 6개월이 넘도록 주택사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서구청의 부당한 행정과 건설사의 탐욕 때문에 주택사업이 지체된 셈이다. A 종합건설은 2020년 11월20일 검단 1지구 A동 체비지를 53억5125만7400원을 받은 이후에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나 불법 기초단체로 인식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데, 감사원은 “계약 및 조례에 어긋나는 소유권 이전이다”라며 서구청에 향후 재발 방지와 함께 해당 담당자 3명에 대해 ‘주의’ 처분을 내릴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 사건 개요에 따르면 2009년 환지처분이 완료된 인천 검단1지구 내 A동 체비지(약 4669㎡)는 공동주택 용지로 분류돼 인천시가 소유하고 있었다. 이후 서구청이 위임받아 관리했는데 2020년 11월 ‘OO종합건설’은 해당 체비지를 주택건설사업용으로 수의매수하고자 서구청에 신청했다.
그리고 서구청은 매각 계획 수립과 감정평가를 거쳐 53억 원 규모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계약에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전에는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었다. 이는 과거 동일 사업지에서 승인 없이 소유권을 이전했다가 법적 분쟁이 발생했던 전례를 반영한 조치였다.
하지만 서구청 소속 담당 공무원들은 2021년 5월 OO종합건설이 무단점유 해소 명분으로 소유권 이전을 요청하자 이를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허용했다. 심지어 매매계약서 및 조례의 수의매각 요건을 변경하는 정식 절차 없이 내부 검토만으로 ‘체비지 매각 수의계약 사유변경 검토보고서’를 작성하고, 같은 달 20일 잔금 수령 후 소유권 이전을 강행했다.
OO종합건설은 체비지를 확보한 이후 기존 5층 이하 공동주택 건립 계획을 뒤엎고 용적률 상향(150%→240%) 및 층수 완화(5층→16층) 등을 포함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시도하며 현재까지 주택사업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없이 체비지를 수의매각한 것은 매매계약 및 시행규칙 위반이다”라며 당초 계약의 핵심 조건을 위반하고 행정절차를 무시한 행위로 판단했다. 또한, 체비지 소유권 이전이 사업자에게 지속적인 사업 지연과 계획 변경의 빌미를 제공한 점, 유사 체비지 매매 사례에서는 모두 승인 이후 소유권이전이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서구청의 주장을 일축했다.
감사원은 서구청장에게 다음과 같은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체비지 매각 시 수의매각 요건과 계약조건을 철저히 준수할 것 △이번 사건과 관련된 담당 공무원 3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릴 것을 최종 결정하고 통보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공공 자산인 체비지가 주택건설 명분으로 매각된 후 오히려 사업이 지연되며 도시계획의 공공성 훼손은 물론 시민 주거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특히 감사 결과를 보면 사업자에게 부당하게 유리한 조건 변경이 내부 검토로만 이뤄졌으며이후 계획 변경 시도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명백한 행정의 무능 혹은 편의제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아울러 지방정부의 공공토지 매각과 주택사업 승인 관리에 있어 더욱 철저한 감시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7일 서구청 관계자는 “감사원 결과에 대해 1년 이상 조사를 받았는데 감사원 결과에 대해 수긍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답변을 냈다. 그러면서 “당시 과장과 팀장은 공로 연수 중이고 주무관은 휴가 중으로 인천시는 서구를 시행자로 보았지만 감사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주무관은 주의처분이 확정됐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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