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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처음으로 대면하고, 북한 비핵화, 한미일 3자 협력, 확장억제, 정상회담 일정 조율, 한미동맹 현대화 등 다층적 현안을 폭넓게 협의했다.
1일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모두발언 없이 취재진 앞에서 악수한 뒤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루비오 장관은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조 장관은 "고맙습니다"라고 응답했다. 회담은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 직후 열린 것으로, 그 상징성과 실무적 파급력이 모두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무부는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국제 제재의 철저한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북·러 간 군사 협력 심화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핵심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장관도 회담 후 기자들에게 “루비오 장관과의 만남은 한미 간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하고,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 개최 준비였다.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은 정상회담 일정, 의제, 형식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주 내로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상회담 개최 시점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한미 외교라인이 조율 중”이라고 확인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과의 면담에서 “이 대통령을 매우 만나고 싶어 한다”며 루비오 장관에게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정상회담 일정을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상회담은 8월 중순 이전 개최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조 장관의 워싱턴 일정은 이례적으로 빠듯하게 진행됐다.
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오르면, 이번에 타결된 무역 협상에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국방비 지출 확대,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안보·군사 이슈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 주한미군의 작전 반경 확대 등 ‘동맹 현대화’ 개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도 한미동맹 현대화를 위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졌다”며 밝혔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환율정책 등 무역 갈등의 후속 쟁점도 정상 간 담판 카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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