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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나무도 맥을 못 추는 여름 한복판, 강원도 산골짜기에는 야생화가 활짝 피었다.
강원 정선군은 25일부터 8월16일까지 약 3주간 만항재를 포함한 고한읍 일대에서 ‘2025정선함백산야생화축제’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해발 1330ｍ에 자리한 만항재 ‘산상의 화원’은 국내에서 드물게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피고 지는 곳이다. 특히 일반 야산에서 보기 힘든 고산지대 야생화를 만날 수 있어 계절에 관계 없이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
4월 하순까지 눈이 내리는 만항재는 7~8월에 이르러 야생화가 절정을 이룬다. 봄철 야생화는 송이가 작아 눈에 잘 안 띄는 것에 비해 여름꽃들은 크기도 크고 개수다 많다. 정선함백산야생화축제가 한여름에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만항재를 환하게 밝히는 꽃은 노루오줌과 둥근이질풀 등 붉은색 꽃들이다.
‘야생화와 함께 걷는 함백산 자락길’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야생화 감상뿐만 아니라 걷기, 공연, 체험, 힐링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로 준비된다.
25일 오전 11시 만항재에서 올리는 산신제를 시작으로 오후 5시에는 해발 700m에 위치한 고한구공탄시장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석탄산업의 중심을 이루었던 고한구공탄시장은 5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중에도 변함없이 정선 대표 시장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문화형관광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오직 정선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 구공탄시장이라는 이름은 구멍이 9개라서 ‘구공탄’으로 불리던 연탄에서 따 왔다.
축제 기간 고한 골목과 거리 곳곳을 무대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팀이 전국버스킹대회를 진행하며 야생화 테마로 꾸며진 거리에서는 ‘꽃바람 부는 날’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의 야심작 ‘워터 아이스 데이’는 무더위 속 시원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산상의 화원 일대에서는 사진전과 야생화·다육식물 전시가 열려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린다. 울창한 숲속 무대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는 고한의 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채운다.
박정수 축제위원장은 “자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고한 주민들의 손길이 깃든 소박하고 정감 있는 축제로 준비했다. 시원한 고산지대 함백산에서 가족·친구·연인과 특별한 여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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