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6º
습도 90%
)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사망 원인 통계를 연계한 결과 전체 사망자의 약 30%가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단순한 치료 중심을 넘어 생활 습관 개선에 기반한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21일 공개한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 통계 연계자료에 따르면 전체 사망자 6567명 중 1964명이 암(신생물 C00-D48)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체의 29.9%로 심혈관질환(21.1%)과 호흡기질환(12.5%)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번 통계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중 통계청 사망자료와 연계가 가능했던 6만9855명을 기반으로 분석된 결과로 연계율은 97.5%에 달한다. 연계된 사망자는 6567명으로 국내 인구집단의 건강행태와 사망원인을 연결 지은 국내 최대 규모의 근거 기반 자료로 평가된다.
성별로 보면 암은 남성에서 32.8%(1190명)로 여성(26.4% 774명)보다 높았다. 반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여성(24.3%)이 남성(18.5%)보다 높게 나타났다.
호흡기질환은 남성(14.2%)에서 여성(10.3%)보다 많았으며 특정 감염성 질환, 외인사(사고·자살 포함) 신경계 질환 등의 사망률도 성별 차이를 보였다.
질병청은 이번 통계자료의 핵심 가치를 ‘건강행태와 사망의 인과적 연계’라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매년 실시되는 국가 조사로 흡연·음주·운동·식습관·체중 등 국민의 건강행태 전반과 만성질환 유병 상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사망정보가 연결되면서 “특정 건강습관이나 만성질환이 실제로 얼마나 사망과 연결되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질병청 설명이다.
예컨대 흡연을 지속해온 50대 남성이 폐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고혈압·고지혈증이 있었던 여성의 경우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으로 이어졌는지 등 ‘건강이력-사망사인’ 사이의 궤적을 실증적 데이터로 보여주는 통계다.
질병청은 이번 데이터를 학계뿐만 아니라 정책 수립의 주요 근거자료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기대수명을 늘리는 데 있어서 단순한 건강검진 확대나 진료권 접근성 개선보다도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자료는 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누리집에서 연구자 신청을 통해 접근 가능하며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통합서비스(MDIS)를 통해 연계분석이 이뤄진다. 특히 이 자료를 활용해 ‘건강위험지표와 조기사망의 상관관계’ ‘질병군별 사망패턴 예측’ 등 다양한 보건의료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암 사망률은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에서의 암 사망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화 시대에 걸맞는 예방 중심의 건강정책 설계와 암 조기발견을 넘어 ‘암 발생 자체를 줄이는’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건강영양조사-사망원인 연계자료는 단순한 통계가 아닌 국민의 삶과 죽음을 잇는 ‘보건정책 나침반이다라며”며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고염식 식습관 등 사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국가 보건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암이 여전히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유병 상태가 사망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단순한 질병 치료보다 사전 예방 중심의 보건정책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경원 건강영양조사분석 과장은 “사망통계는 결과를 말해주지만 연계자료는 원인을 말해준다”며 “이번 자료는 흡연·식습관·운동 등 건강행태가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근거로 예방 중심 정책 설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