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세 이달 말 발표… 농축수산물도 협상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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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반도체 수출 역대 최고치… 대만 관세도 변수
트럼프 대통령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 규제 관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6 11:25:50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반도체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수산물 개방 의지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에서 반도체와 농축수산물이 같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품목별 관세를 이달 말부터 부과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이달 말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대상에서 빠지면서 호조를 이어오고 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733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와 반도체 고정가격 반등에 힘입어 상호 관세의 여파가 대미 수출 전체에 나타난 5월과 6월에도 반도체는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품목별 관세 대상이 된 철강과 자동차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월12일 25% 관세를 부과하고 6월4일 50%로 인상한 후 유지되고 있는 철강의 경우 상반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 줄었다. 월 단위로 물량을 계약하는 수출 계약 특성상 50% 관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하반기 더 큰 하락이 예상된다.

25%의 관세를 부과 중인 자동차의 경우 상반기 대미 수출액이 16.8%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재고가 소진되며 가격 인상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이 좋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대미 반도체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른 품목보다 비중이 적기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또한 반도체 관세가 전 세계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에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납품용 물량이 수출되기 때문에 대만에 대한 반도체 관세 또한 예의주시해야 한다.

한국 수출을 지탱하는 대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 쪽이 부진하면 한 쪽이 다시 선전하면 균형을 맞춰왔다. 그러나 반도체 관세가 현실화되면 반도체와 자동차 양측이 동시에 부진할 우려가 있다.

반도체 관세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문의한 결과 대답하기 어렵다는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상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월령 제한을 완화하는 것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 규제를 풀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냐”라고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경향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강경하게 소고기 규제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고기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상호관세 발표에서 한국이 쌀에 최대 513%를 부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13만2304t의 저율관세 할당 물량의 경우 5%를 부과하고 이 외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농축수산물 무역 장벽 완화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30일 일본의 쌀값 상승과 관련해 “나는 일본을 매우 존중하지만 그들은 대량의 쌀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15일 체결된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에 대해서도 “우리 농장주·농민·어민들은 처음으로 2억8000만 명의 인도네시아 시장에 완전하고 총체적인 접근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협상 과정에서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협상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생겼다. 다만 소고기의 월령 제한은 이명박정부 FTA 협상 때부터 매우 민감한 사안이었던 만큼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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