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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지만 현장 준비가 미흡해 ‘쓰레기 대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가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확정·공포하며 4년 전부터 직매립 금지를 예고했음에도 현재 공공 인프라 확충은 지지부진하고 감량 전략 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이 최근 수도권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파악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이 민간 소각장 이용을 검토 중이었다. 별다른 처리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은 자치구도 3곳에 달했다.
경기도 역시 31개 기초지자체 중 18곳이 민간 소각장 활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10곳 중 공공 소각 용량을 확보한 곳은 단 2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8곳 중 6곳은 민간 소각장에 의존할 계획이고 2곳은 명확한 방안이 없었다.
직매립 금지는 단순히 땅에 쓰레기를 묻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활폐기물은 반드시 선별이나 소각 같은 전처리를 거친 뒤에야 일부만을 매립할 수 있다. 쓰레기의 양을 80~90% 획기적으로 줄여 포화를 목전에 둔 수도권매립지의 활용시한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허나 지자체 대부분은 소각장 부족, 주민 반발,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자연순환팀장은 “민간 위탁은 단기적 대안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시장의 불확실성에 취약하다”며 “공공 소각시설의 확충과 동시에 감량, 재사용,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근본적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 팀장은 “폐기물 감량이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 각 지자체는 폐기물 총량제나 감량 목표 수치 등을 설정하고 실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다. 2018년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자 국내 재활용 시스템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쌓였던 ‘쓰레기 대란’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당시처럼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처리 시설이 포화 상태가 되면 각 가정에서 배출한 쓰레기가 수거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 소각장 확충이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이 역시 간단치 않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신규 소각장 추진 사례처럼 입지 선정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초기 단계부터 주민을 참여시키는 사회적 대화 구조를 통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 팀장은 “소각장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님비(NIMBY)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마포구 사례에서 드러났듯 지역 주민을 충분히 설득하거나 소통하는 과정 없이 입지를 정하면 사업은 결국 지연된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는 또한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재사용 시스템 확산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생활폐기물 중 절반 가까이가 일회용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량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와 실천 유도가 병행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매립 금지가 선언적인 정책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환경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유예나 연기의 반복이 아닌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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