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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3만 명 규모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CNN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을 인용해, 위성사진과 항공·해상 수송 활동 등을 종합할 때 북한의 대규모 3차 파병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1차(1만1000명), 2024년 초 2차(4000명)에 이은 전례 없는 규모로, 북·러 군사 협력이 새로운 안보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북한의 ‘파병·승전·애도’ 3단 구성 대외 선전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 같은 정당화 전략은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 인식과 안보 대응 전략에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일 CNN에 따르면 5월18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 군항에 북한군 수송에 사용됐던 것과 동일한 유형의 수송선이 정박했다. 6월4일에는 평양 순안공항에서 러시아제 군용 수송기 ‘일류신(IL)-76’으로 추정되는 기체가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이 정황이 2만5천~3만 명의 북한 병력 추가 파병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병력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돼 대규모 공세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들과의 부대 통합을 위한 장비·무기·탄약 제공 준비도 완료한 상태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지난달 17일 방북해 쿠르스크 지역 복구를 위한 공병 1000명, 군사 건설 인력 5000명 등 총 6000명 규모의 파견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CNN 보도는 이 수치가 ‘축소된 외교적 표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미 북한은 공식적으로 쿠르스크 전선에서의 참전을 인정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4월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보도했고,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 서한을 전달했다. 북한의 파병은 단순 인도적 복구가 아닌 실전 전투 병력 투입이라는 사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체결한‘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경우 상호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파병은 그 조항의 실제 이행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단순 병력 제공을 넘어 군사 기술 이전과 실전 경험 축적이라는 전략적 이득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군은 전장에서 드론 운용, 전자전, 장거리 포병 사격 등 현대전 전술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군사 정찰위성 운용 능력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핵무기 소형화 기술 등을 이전받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전력은 ‘단거리 위협’을 넘어 ‘전략 핵전력’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문턱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고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3차 파병 가능성에 대해 CNN 보도 직후 “지지하지 않으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교위관계자는 언론에 “북·러 간 불법적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해외 노동력 송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번 파병은 명백한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3만 명 규모의 병력 추가 파병을 앞둔 가운데, 대외 선전전을 강화하며 파병의 정당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전사자 유해 송환식’ 영상은 단순한 전사자 추모를 넘어, 북한군의 희생을 승전 프레임에 담아내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읽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평양에서 열린 북러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으로 상영됐다. 공연에는 러시아 문화부 장관 올가 류비모바가 직접 참석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공기를 관 위에 직접 덮고 손으로 어루만지는 사진이 무대 스크린을 채웠다.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나란히 선 장면은 유해 송환이 북한 정권 차원의 엄숙한 의식이었음을 드러낸다.
관계자들의 복장이 두꺼운 겨울옷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지난 겨울부터 유해 송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장면을 7월이 다 되어 공개한 배경에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에 “북한은 전사자 발생 사실을 단순한 '희생'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성공한 작전의 대가’로 포장하며 전투의 정당성과 영웅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상 속에는 쿠르스크 전장에서 피가 묻은 채 발견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의 전투 일지, 그리고 ‘결정의 시각’, ‘용감하게 싸우자’는 선전 문구가 적힌 수첩도 함께 노출됐다. 군의 사기를 강조하고, 희생을 체제 충성의 상징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장면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쿠르스크 작전계획을 비준하는 회의 장면과 작전명령 하달 장면이 자막과 함께 삽입된 부분이다. 이를 두고 향후 북한 내부에서 대대적인 전사자 추모행사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군과 민간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파병의 정치적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이중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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