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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 구매 가능합니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인테넷 쇼핑몰의 광고 문구다.
‘성인 약국’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이런 문장을 접할 수 있다. 로그인도 인증 절차도 거칠 필요 없이 연락처와 주소만 입력하면 다음 날이면 전문의약품이 집 앞으로 배달된다.
해당 사이트는 ‘정품 보장’ ‘재판매율 1위’ ‘국내 배송’ 같은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처방전 없이도 구매가 가능한 구조였고 결제 방식은 법인 카드 결제 시스템이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에게 직접 송금해야 한다. 명백한 약사법 위반이다.
이 같은 사이트는 하나둘 수준이 아니다. 블로그를 통해 사이트로 유인하는 방식이나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포털 알고리즘이 사실상 불법 약국을 안내해 주는 셈이다.
오픈채팅방,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도 시알리스, 비아그라, 심지어 리도카인과 같은 조루 치료제와 불안장애약까지 무차별 유통되고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접근 또한 어렵지 않다.
식약처가 온라인 불법 유통에 대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사각지대가 적지 않다. 특히 블로그 형식으로 위장한 게시글이나, 일명 ‘파도타기’ 방식의 링크 연결을 통해 불법 판매 사이트로 유도하는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법을 위반했다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이 같은 불법 유통 구조는 지하경제를 부추기는 동시에 국가 의료시스템의 정합성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진단이나 상담 없이 전문의약품이 소비자 손에 들어가는 상황은, 약에 대한 신뢰와 의료의 책임체계를 동시에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기자는 오히려 이 문제를 실(實) 경제로의 전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특정 의약품에 대해 일정 기준과 안전성 검토를 거친 뒤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 약국에서 투명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적어도 지금처럼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지하 유통 채널로 둔갑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미 해외에선 일부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일반의약품 전환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 5mg의 일반약 전환을 위한 실제 사용시험(AUT)까지 승인된 상태다. 이처럼 약의 위험성과 사용 가능성, 소비자 접근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정책적 판단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불법 유통이 만연한 현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우선 책임 있는 플랫폼 중심의 알고리즘 개선과 허위 사업자에 대한 차단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일부 약물에 대한 일반의약품 전환 가능성도 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소비자가 의약품을 찾는 과정에서 ‘성인 약국’ 같은 허위 정보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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