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은 줄고 미분양은 쌓이고… 불안한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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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첫 공급안’에 시장 촉각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30 10:33:55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갈수록 태산이다.

악성 미분양이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인허가·착공·준공 등 공급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쌓이는 미분양과 서울 중심의 공급 정체는 시장에 불안을 더하고 집값 상승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첫 공급 대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되찾을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만7013가구로 전월보다 2.2%(591가구) 늘었다. 이는 2013년 6월(2만7194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악성 미분양은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의 83%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특히 대구(3844가구), 경북(3357가구), 경남(3121가구) 등 영남권 지역의 미분양 누적이 심각하다. 전북(312가구)과 광주(전월 대비 20.1% 증가)도 신규 악성 미분양이 늘고 있다. 이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이 맞물려 나타나는 고질적 문제로 분석된다.

미분양만 문제가 아니다. 주택 공급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 1~5월 누계 기준 주택 인허가는 11만438가구로 전년 대비 12.3% 줄었다. 착공은 30.3%나 감소한 7만4276가구에 그쳤다. 준공도 전년 대비 9.9% 감소한 16만5496가구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실질적인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은 인허가 실적이 83.6% 증가했지만 5월 한 달 기준으로는 수도권 전체 인허가 물량이 39.5%나 줄었다. 착공 실적도 수도권에서 전월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해 단기 공급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이런 가운데 주택 매매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는 6만2703건으로 전월 대비 4.2% 감소했다. 서울은 1만865건으로 9.6% 줄었다. 거래 위축과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리며 집값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전월세 시장에서도 변화가 도드라진다. 5월 전체 전월세 거래는 전월보다 10.5% 증가한 25만2615건을 기록했다. 이 중 월세 비중은 61%에 달했다. 특히 지방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82.1%로 나타나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고금리와 전세 수요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위축과 미분양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수도권은 실수요 위주의 공급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은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공급 계획을 내놓아도 즉각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공급과 금리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이 줄면 실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르면 7월 중 첫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 대책에는 도심 복합개발, 정비사업 촉진, 청년·신혼부부 대상 맞춤형 공급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해당 대책이 실질적인 공급 확대와 수요 분산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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