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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점 법안에 반대해 공격을 받던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2014년 첫 당선돼 현직 2선인 그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11월 중간선거 때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밀어붙인 이른바 “큰 멋진 법안”(2025년 예산·세제 통합 법안)을 반대한 게 정치 생명에 결정적 타격을 준 셈이다. 일련의 과정이 빠르게 진행된 것이나 트럼프의 당 장악력 과시가 새삼 놀라움을 안겼다.
트럼프의 이른바 “큰 멋진 법안”엔 2017년 세금감면 조항 연장, 국방·국경 보안 대규모 지출, 저소득·취약 계층 서비스인 메디케이드(의료)와 푸드스탬프(먹거리) 등 복지 삭감, 부채한도 확대 등이 담겼다. 틸리스는 법안 검토 시간 부족을 비판하며 28일 랜드 폴(켄터키)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본회의 토의에 앞서 필수 관문인 절차 관련 표결이었다. 이에 트럼프가 즉각 틸리스를 공개 저격하면서 중간선거 대비 경선때 다른 후보를 세우겠다고 했으며 하루도 채 안 돼 틸리스의 재선출마 포기 성명이 나왔다.
틸리스는 “지난 몇 년간 갈수록 초당파주의와 타협을 받아들이고 독자적 사고를 보여줄 리더들의 멸종위기가 명백해졌다”며 당론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 행동을 하는 정치인에게 어려운 환경이 됐음을 토로했다. 이어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대로 판단할 완전한 자유를 누리며 능력 닿는 한 최선을 다해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을 대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가지고 있어 틸리스와 폴 의원이 반대했음에도 전날 찬성51표 반대49표로 해당 법안 통과가 이뤄졌다.
한편 틸리스 태도를 파악한 전날부터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글에서 “톰 틸리스 상원의원을 대신하고픈 사람들 다 나오라. 향후 몇 주간 다 만나 위대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을 제대로 대표할 사람을 찾겠다”고 공표했다. 또 “말만 하고 불평할 뿐 행동하지 않는 사람”으로 몰아세우자 하루도 못 돼 틸리스가 불출마를 밝혔다. NBC뉴스에선 트럼프 일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며느리인 라라가 “(노스캐롤라이나 대표 연방상원) 출마를 강력히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현지 대표인 연방하원의원 두 사람(리처드 허드슨·패트릭 해리건) 역시 출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치열한 경합주의 한 곳으로 공화당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곳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올해 기준 49명의 공화당 상원의원 중 43명이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6명가량은 명시적 지지를 하지 않았으며 22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 중 203명만이 트럼프 지지를 표명했다. 나머지 17명엔 외교 분야에서 비판 목소리를 낸 리사 머코프스키(알래스카), 최근 대(對)이란 군사행동 관련해 의문을 제기한 토마스 매시(켄터키) 등이 있다. “단순한 팀 플레이어이기보다 원칙을 지키고 싶다”는 돈 베이컨(네브라스카) 또한 27일 차기 불출마를 선언을 했다. 30년 군복부와 5선(10년) 의정활동을 끝으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는 명분이었으나 마침 우크라이나전쟁 관련해 트럼프를 공개 비판한 직후였다.
당내 소신파가 과거엔 민주당 쪽에 더 많았지만 현재 그 반대다. 이들 공화당 내 독자 행보는 당이 사실상 ‘트럼프당’으로 재편되면서 그를 ‘굴러온 돌’ 취급하던 주류가 유권자들에 의해 대거 자연 퇴출 당한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대통령의 강한 당 장악력을 허용하는 미국 사회 분위기엔 험난한 국제정세 속 초강력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는 공감대가 존재한다. 공신력을 인정받아 온 퀴니피악의 6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내 트럼프 호감도 88%, 부정적 시각 약 12%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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