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방위비 분담 압박’ 한·일, 나토 정상회의 동반 불참 수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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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시아 동맹국에 GDP 5% 국방비 지출 요구하며 부담 가중
한·일 국방비 증액 압박에 재정·외교 정책 전반 재조정 불가피
익명 안보전문가 “美 아시아판 나토 구상 속 비용 부담 심화”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3 19:55:27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한국과 일본 정상이 나란히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동시에 재검토하며, 사실상 불참 수순에 들어간 점이 주목된다. 최근 미국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향해 ‘GDP 5% 국방비 지출’이라는 새로운 방위비 분담 기준을 제시하면서, 외교적 부담이 급격히 커진 것이 결정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현안과 중동 정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대리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한 점,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을 감안해, 회의 참석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외무상을 대리 참석자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공식화했다. 션 파넬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시간 19일 "아시아 동맹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 기준은 GDP의 5%를 국방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에 국방비를 두 배 가까이 늘릴 것을 요구한 셈이다.

한국의 경우 현재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2.8% 수준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국방비는 약 66조 원에서 120조 원 규모로 증가해야 한다. 일본 역시 방위비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GDP의 5%는 일본 입장에서도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방위비 분담 압박은 한·일 모두에게 상당한 정치·재정적 부담을 안기는 셈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중동 정세 때문만이 아니라, 방위비 분담 협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외교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나토 정상회의는 최근 미국이 국방비 증액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무대가 되고 있으며, 당사국 정상들이 참석할 경우 직접적인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이재명 정부는 물론 일본 이시바 내각 역시 재정·국방·외교 정책 전반의 재조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내년 지방선거, 일본은 중의원 해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 일정이 겹치는 만큼, 국방비를 둘러싼 국내 정치적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 간 국방비 재협상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보전문가는 “한국 GDP 대비 국방비가 2.8%인 반면, 미국은 5%를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은 젠더 이슈 등을 포함해 연간 30조 원 이상을 지출하는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를 견제하는 전선을 완전히 구축하고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려는 구상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과 미래의 동북아 전략이 바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역시 미국과의 긴밀한 연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은 지금까지 각 전구별(작전 구역별)로 주도권을 행사해왔으나,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일본과 호주는 군수 지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F-35B 스텔스 전투기 추가 구매는 필요하지만, 미국 정부가 강제로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연합 작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휘통제 시스템 등 군사 운영 체계가 통일되어야 하며, 미국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각국이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전 세계는 6개의 전구로 나누어 미국 주도로 지역별 방어 체계를 구축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아시아판 나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각 전구별로 거점 국가와 연합군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미국은 군수·정보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작전 수행은 각국이 자체적으로 담당하되, 미국은 전략자산 지원과 군수·정보 제공에만 제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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