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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통증보다 더 아픈 건 백신 가격이다. 환절기 면역력이 떨어질 때를 틈타 찾아오는 대상포진은 한 번 걸리면 출산과 비교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접종 비용은 1인당 최대 50만 원에 달해 부담이 크다. 건강은 소득을 가리지 않지만 백신은 지갑을 가른다. 이 같은 건강 형평성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자치단체들이 무료 접종 사업에 속속 나서고 있다. 국가예방접종사업 가능성과 계층간의 불균형 등을 짚어본다. [편집 자주]
기획 1 예방은 선택 아닌 필수… 지자체 대상포진 무료 접종 붐
기획 2 대상포진 백신 현장… 지자체는 생백신 병원은 사백신
기획 3 대상포진 예방 불균형 오는데 NIP 언제?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률이 거주 지역과 경제력에 따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자체마다 예산 규모가 달라 일부는 생백신 무료 접종을 시행하는 반면 일부 지역은 접종 자체가 어려운 처지다. 고위험군이 맞을 수 있는 사백신은 전액 본인 부담으로 접종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3일 스카이데일리가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20곳과 일반 주민 20명을 취재한 결과 지자체 예산 편성 여부와 백신 종류에 따라 지원 범위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아직 NIP에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지자체가 자체 예산을 편성해 접종을 지원하는 형태다. 각 지자체의 재정 여력에 따라 접종 가능 여부와 본인부담금 수준까지 천차만별이다.
충남 계룡시는 생백신과 사백신을 모두 도입 모범 사례
충남 계룡시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대상포진 백신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생백신 (스카이조스터)와 GSK 사백신(싱그릭스) 백신 둘 다 입찰했다. 보건소는 고위험군은 생백신을 맞을 수 없기에 편의성을 고려해서 입찰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65세 이상 주민 중 1년 이상 거주자이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는 무료 그 외의 주민은 생백신 1만9610원 사백신은 5만원 미만의 개인 부담금을 지불하면 맞을 수 있다.
해당 군 같은 경우 타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모범적인 사례다. 186곳 지자체 중 사백신을 입찰해 시도했고 주민 대다수 만족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다수 지자체는 생백신 중심 입찰
스카이데일리가 나라장터 입찰 공고를 분석한 결과 전국 대부분 지자체는 스카이조스터를 전자단가계약 혹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낙찰받고 있다.
올해는 △경북 영덕군 약 1억7600만원의 조달 예산을 편성해 생백신 스카이조스터 구매 △인천 동구청은 1억600만원 △제주도 일부 보건소도 약 4400만원 내외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낙찰단가는 1도즈당 8만8000원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사백신인 싱그릭스는 단가 용량 조건 예산 부담 등의 이유로 입찰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국내 또 다른 생백신 ‘조스타박스(MSD)’는 2024년 공급이 종료돼 철수한 상태다.
예방접종 접근성은 지역별 격차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8.4%에 달하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대상포진은 50세 이상 인구의 3명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고령자와 면역저하자에게는 합병증과 신경통의 장기화 위험이 크다.
예산 규모에 따라 접종 지속 여부도 갈리고 있어 일부 지역은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지자체가 예산을 편성해 접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든 지역이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접종이 중단되거나 백신 수량이 한정돼 있어 선착순으로 접종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로 백신이 조기 소진되면 다음 연도까지 대기해야 하며 그마저도 예산이 마련되지 않으면 접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지역 한 보건소는 지난해 대상포진 무료 접종 사업을 시작해 인기가 있어 올해도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예산이 풍족한 편은 아니라 물량 확보가 넉넉한 편은 아니라고 답했다.
접종을 포기하거나, 고가 사백신 비용 감내
경기도 한 복지센터에서 만난 64세 남성은 “나는 건강한 편이라 지자체 무료 생백신을 맞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아내는 민간 병원에서 사백신을 맞아야 했고 50만원이 들었다”며 “가정에 큰 부담이었지만 병에 걸리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 접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만난 68세 시민은 “나는 당뇨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어 무료 접종이 있어도 생백신은 못 맞는다”며 “사백신을 맞자니 40~50만원이라는 금액이 한 달 용돈보다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편입 논의 시급 강조
한 지방 A보건소 관계자는 “사백신은 1회 접종 가격이 20만원이 넘고 2회 접종이 원칙이라 예산상 도입이 불가능하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더 많은 주민을 접종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백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방의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대상포진은 고령층 특히 면역저하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자체 재정에 따라 접종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는 안타깝지만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에 국가예방접종사업 편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 NIP 편입 계획 없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각 지자체에서 자체 예산으로 운영 중인 대상포진 백신 접종사업에 대해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옳다고 답했다.
예방접종 관리과 관계자는 “대상포진 예방접종 사업은 지자체에서 자체 예산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질병청은 해당 사업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은 없으며 지자체의 자율적인 사업 운영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백신의 치매 예방 효과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치매 예방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연구가 부족하다”며 “치매 예방에 대한 지표를 포함하기에는 시기상조로 판단된다 현재 치매와 관련된 사항은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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