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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 기대감이 경매 시장을 달구며 ‘패닉바잉’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재건축 기대와 규제 회피 심리가 맞물리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장’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이 최근 감정가보다 10억 넘는 42억여 원에 낙찰됐다. 전용면적 84㎡ 기준 감정가는 31억5000만 원이었지만 낙찰가는 42억1533만 원으로 낙찰가율은 133.8%에 달한다. 총 39명이 입찰에 몰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는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학여울역을 끼고 있는 입지에다 재건축 기대감까지 더해진 물건으로 평가받았다. 3월에는 최고 50층, 총 3900여 가구 규모의 정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이 동시에 몰렸다. 경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해당하더라도 경매 낙찰은 실거주 의무가 면제되는 점도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한보미도맨션 사례 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아파트 경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16일 사이 서울에서 매각가율이 100%를 넘긴 사례는 24건에 달한다. 1~5월 월평균 25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증가세다.
특히 이번 달에는 강남뿐 아니라 비(非)강남권에서도 낙찰가율 100%를 넘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용산 이촌동 강촌아파트는 감정가 19억6000만 원보다 4억4600만 원 높은 24억700만 원(122.8%)에 낙찰됐고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는 120.9%, 동작구 대방동 성원아파트는 106.8%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성북구 길음동, 영등포구 대림동, 동대문구 휘경동 등 강남 외 지역에서도 감정가를 초과하는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경매는 통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지지만 근래에는 시세 수준이거나 비싸게 낙찰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경매 과열 현상의 배경에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고 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82.98로 2021년 ‘불장’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매수자 수가 공급자보다 많다는 의미로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7월로 예정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규제에 대한 불안 심리도 한몫했다.
실제로 서울 집합건물 매수인은 1월 8800명에서 5월엔 1만5600명으로 77.8% 증가했다. 30대 매수는 102%, 40대는 77%나 뛰었다. 수요층 전 연령대에서 ‘지금 사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비이성적 과열 가능성에 대해 규제지역 확대나 공급 대책 등으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이러한 경향은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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