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마 불나겠어”라는 마음에 평소 화재를 가볍게 여기지만 화재 사고 후 배상 문제는 심각하다.
아파트 또는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화재가 난 집이나 상가 입장에서는 무엇을 가장 걱정해야 할까. 인명 피해나 소중한 나의 자산 피해가 정말 중요하겠지만 화재보험을 논하는 입장에선 무엇보다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배상 금액이다. 화재로 인해 타인의 신체 또는 타인의 재산에 피해를 끼쳤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배상을 해 줘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보험 상담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면 대다수 사람이 이런 부분을 아주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화재보험에 가입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필수인 보험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금은 생각을 바꿔서 경각심을 가지고 화재보험 가입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게 좋다.
우리는 화재가 발생하면 어떤 피해가 생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상담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사람이 보통 1차적으로 불이 번짐으로써 생기는 화재 피해를 비롯해 연기, 그을음 피해 정도밖에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다양한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화재인데 말이다.
예를 들면 화재 진압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소방용수에 의한 누수 피해에 가스 배관의 파손에 의한 추가적인 폭발 피해 등이 대표적이다. 설명을 듣고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런 건 뉴스에서나 접하게 되는 화재 사건들이고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피해를 그리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더더구나 배상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각종 피해에 따른 배상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아파트 중간 층에서 화재가 났다고 가정하면 윗집·옆집·아랫집 모두에 피해 복구에 대한 배상을 해 줘야 할 것이다. 상가의 경우엔 일반적인 화재 피해에 대한 배상은 물론 영업 손실에 대한 피해 배상까지 더해 정말 상상하기 힘든 금액을 배상해 줘야 할 수 있다.
가진 자산이 많아 배상에 대한 부분을 모두 충당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럴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으면 몇 백, 몇 천만 원 선에서 끝날지 모르지만 큰 화재로 번지거나 큰 재산상의 피해를 끼치는 경우라면 억 단위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바로 화재 사건 배상의 진실이다.
그동안 불 한번 나지 않았는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며 왜 굳이 화재 보험까지 가입해야 하냐고 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위험한 화구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화재보험 없이도 식당 장사 잘했다고 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다만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평생 일구어 모은 재산인데 단 한 번의 화재로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 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그 모든 재산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웃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보험설계사로서 “배상 무서운 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고, 설마가 사람 잡는 법이다. 화재가 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화재가 나는 법이고, 상황이 발생하고 나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화재 사고이다. 화재보험 가입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겠지만 화재 발생으로 인한 피해의 보상과 배상의 문제도 내 몫이라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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