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논란 확산…민주·국힘 고발전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회·정당

국민의힘 “시장 경제 무지 드러내” 강력 비판 속
민주당, 김용태 고발하자 국민의힘 맞고발 예고
이재명 “원두 가격 예시일 뿐” 해명에도 여야 공방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19 13:56:46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사흘째인 3일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를 찾아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커피 한 잔 원가는 120원이고, 판매가는 8000원에서 1만원”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시장 경제에 대한 무지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왜곡했다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도 이 후보를 맞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양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네거티브단을 이끄는 주진우 의원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자영업자 가슴에 피멍들 이야기”라며 “상처입은 국민께 사과하기는커녕, 문제를 제기한 김용태 비대위원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일극 체제에서 고발을 주도한 것은 이재명 후보이므로 무고 및 허위 사실 유포로 맞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유세에서 경제 활성화 방안을 설명하며 특정 식당의 사례와 비교해 “커피 한 잔을 팔면 8000원에서 1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소상공인이 겪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경제의 ‘부가가치’ 창출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해당 발언이 보도되자 외식업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커피 한 잔 뿐만 아니라 음식 값에 원자재값 외에도 임대료·인건비·전기·수도요금 등 수많은 부대 비용이 포함된다는 지적이다.

과거 소상공인 관련 시민단체 대표를 지냈던 소식통은 “사실, 실제 장사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며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이 현재 겪는 가장 큰 문제점은 치솟는 인건비 부담과 얼어붙은 소비 심리, 바로 이 두 가지로, 인건비 부담이 확 올라가는데, 경기 침체 속에서 이걸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거나 올릴 힘이 소상공인에게 올릴 힘이 없다”고 밝혔다. 국가의 역할과 시장 경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발언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자영업자의 고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커피 원가를 ‘원두 가격’의 줄임말쯤으로 이해했나 본데, 그런 수준의 경제 지식으로 어떻게 나라를 이끌겠느냐”고 비꼬았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본인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서라면 소상공인을 악덕 폭리사업자로 매도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란 말이냐”며 “본인의 치적을 내세우겠다고 소상공인의 상처를 건드리는 무책임한 발언에 소상공인은 눈물을 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는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지적했다. 곧바로 민주당은 “이 후보는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명백히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라며 김 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 후보의 발언은 커피 원두 자체의 원가 수준을 예시로 든 것이며, 판매가에 포함된 임대료, 인건비 등 다른 운영 비용의 가치를 설명하려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발언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만 발췌해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 후보도 19일 대선 토론회에서 “제가 말한 120원은 커피 원두 가격만을 뜻하는 것이지, 인건비나 임대료,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한 전체 원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 봄 기준으로 원두 가격이 약 120원 정도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라며 “이를 전체 원가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자영업자와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보다는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