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연재기획
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반구제기 민주당, 자숙과 성찰의 시간 가져야
이제는 실사구시의 정치로 환골탈태 할 때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 구태를 버려야 한다
안호원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03 10:39:37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
 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시편 109 : 4>
 
윤석열 새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진 6.1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0.9%대였다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이번 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았던 지방선거는 2002년 월드컵 기간 중에 열린 3회 지방선거(48.9%)가 유일하다
 
4년 전 17곳 광역단체장 중 불과 2(대구경북)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12곳을 이기고민주당은 5곳을 차지하는데 그쳤다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광역의회 등 선거에도 여대야소 지방의회’가 탄생했4년 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4곳을 싹쓸이 했던 때와는 180도 뒤바뀐 결과가 만들어졌다성난 민심이 거대 야당을 향해 국정의 발목을 잡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면서 새롭게 태어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었다민심은 갓 출발한 윤석열 정부에 견제보다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이 같은 국민의힘의 압승은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어려운 경제상황 등의 극복을 위해 집권초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주자는 민심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번 선거에서의 특징은 지난 대선의 연장전처럼 치러졌다는 것이다이재명홍준표안철수김동연 등 대선에 나섰던 여야거물들이 단체장 후보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나섰다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새벽 막판에 역전에 성공하면서 당선이 확정되는 등 대권 후보들이 모두 살아남았다그러나 이런 결과와는 상관없이 민심은 여야의 때 이른 대선 놀음에 냉담했다이는 역대선거에 비해 낮은 투표율이 반증하고 있다민주당으로서는 이미 예견된 참패였다전략공천구도선거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잡음 등 모든 측면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과 서울 시장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그 지역구를 이재명에게 내준 송영길 전 대표에게 있다는 게 민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다더구나 대선에서 073%포인트라도 패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이를 무시하고 졌절싸’ (졌지만 잘 싸웠다.)프레임을 고집하며 패배를 자초한 비대위에도 그 책임에서 벗어 나설 수는 없다당초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한 옛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패배 다음 날인 3월 10일 총사퇴했다당시 송 전 대표는 반구제기(求諸己.일이 잘못되었을 때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는다)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그러나 송 전 대표는 3주 만에 반성을 마치고 5선을 했던 지역구(인천 계양을)를 홀연히 떠나 연고가 없는 서울시장선거에 뛰어들었고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도 역시 이곳에 연고가 없는 전 대선후보인 이재명 전 도지사가 출마했다대선 당시 당 원내대표로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는 윤호중 의원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전 지사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겼다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결국 대선 승장과 패장의 재대결 구도가 되어버렸다한마디로 질 수 밖에 없는 모든 악수(惡手)가 중첩되며 완성되는 자멸이다특히 의석수만 믿고 국민여론에 역행해 밀어붙였던 검수완벽’(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은 국민에게 조국사태보다 훨씬 더 큰 오만과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유권자들이 윤석열 신정부를 좋아서 지방 권력을 몰아준 것은 아니다민주당이 잘못하는 게 너무 많아서다오히려 대선패배이후 반성은커녕 졌잘싸의 태도로 일관해온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민주당은 지난해 4.7 서울, 부산시장 보선이후 이번 지방 선거까지 내리 3연패했다대선에서도 패배하고도 압도적 의석수만 믿고 이른바 검수완박법을 밀어붙였다그 과정에서 위장 탈당(?)등 온갖 꼼수까지 부리다 이번에 현명한 유권자들로부터 재 심판을 받은 것이다상황이 그러다보니 민주당의 국정 견제론이 유권자들 귀에는 개()짓는 소리로 들렸으니 먹혀들 리가 만무했다민주당은 대선 직후 이어진 주요 이슈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엇박자를 이어 가는 등 불협화음을 보였다얼마 전 까지 집권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인 민주당이다
 
역대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포함 광주의 투표율이 40%를 못 넘긴 것은 이번 이 처음이다광주는 진보 표심의 기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선거 때마다 투표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았다지난 대선만 하더라도 81.5% 투표율로 전국 최고를 찍었다그런 광주에서 역대급으로 투표율이 낮게 나온 이번 선거를 놓고 민주당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까지 충격에 빠진 것 같다민주당은 참패도 참패지만 호남지역의 저조한 투표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몰표를 준 호남 유권자들이 이번엔 침묵의 회초리를 들었다며 투표불참을 통해 대선에 지고도 반성과 쇄신의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 민주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전라도가 고향이라는 한 시민은 그간 선거 때마다 열일을 제치고 투표를 했는데 이번엔 아예 기권을 해버렸다며 아무리 내가 전라도 출신이지만 대선에 지고도 달라지려는 모습 하나 없는 민주당에 실망투표를 하지 않음으로써 경고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이재명 후보가 국회입성에는 성공했지만결과적으로는 상처뿐인 승리로 남았다전국 과반 승리를 다짐하면서 출마를 했지만전국 과반은커녕 수도권 광역단체장선거에서 16년 만에 전패 위기에 처하면서 벌써부터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 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를 선언했다그 이면에는 친문 대 친명간 내홍의 그림자도 어른댄다민주당은 2일 패배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비대위를 해산시켰지만속내를 들여다보면 반성과 성찰은 뒷전이고 2년 뒤 총선공천권이 달린 차기당권을 노린 다툼만 두드려져 보인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겨 치르려는 움직임이 바로 그런 냄새를 풍긴다국회 입성에 성공한 이재명 의원이 신속히 당권에 도전할 기회를 주기위해 지방선거 참패원인과 책임자 규명 절차를 건너뛰고 조기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 민주당에 시급한 것은 전당대회가 아니라 민심을 추스르며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거듭해온 과거를 성찰하고 쇄신하는 것이 우선이다거대의석을 앞세워 무엇이든지 밀어붙이면 된다는 독선에서 벗어나는 한편 내 편만 챙기는 정치 대신 국민 전체를 위한 실사구시의 정치로 환골탈태해야 한다특히 본인의 당선을 위해 당을 죽였다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이재명 당선자나 오만과 내로남불에 사로잡혀 입법폭주를 주도해온 강경파 의원들은 참패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후퇴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바라기는 민주당이 약속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 닷새째 멈춰선 21대 하반기 국회원 구성이 조속하게 실현되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상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던 민주당은 지난 해 7월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넘기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그러나 대선 패배로 야당으로 전락하면서 합의를 파기하는 등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면서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지금이라도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지 않고 무리수를 고집하며 억지를 부리다간 국민의 신뢰를 잃고 2년 후 총선에서 더 곤궁한 처지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감히 지적한다
 
누가 뭐라 해도 민주당은 여전히 원내 의석 169석의 제 야당이다민주당이 이번 참패를 교훈 삼아 반성과 쇄신을 통해 대안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더 이상 국민을 우매한 국민으로 만들며 우롱하는 정당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이제껏 처럼 무조건 반대만 일삼을 게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합리적인 정책경쟁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선거에서 이긴 여도참패한 야도 협치를 바라는 민심의 흐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이제는 고질병이 되어버린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 구태를 버렸으면 한다.
 
6.1 선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 선거였다여야가 투표를 호소하지만일할 사람일하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고모두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향한 선택으로 선출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투표의 의미가 사라지면서 투표 참여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가 된다아울러 이번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며칠사이에 바로 치러지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란 본래 의미가 사라지고, ‘대선 연장전’ 이 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현 대통령제가 지속된다면 10년마다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선거가 늘 이런 식으로 치러질 가능성 높다공약은 알 수 없을뿐더러 오직 단일화만 부각되는 비교육적인’ 교육감 선거의 문제 또한 여전하다이들 제도에 대한 해법도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이런 추세로 투표가 이뤄진다면 10%의 투표참여율로 선출되면서 90%의 무관심이 무시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생각하건데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로마서 8 : 18>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온라인 판 스카이데일리닷컴과 32면 대판으로
    매일 발행되는 일간종합신문 스카이데일리(조간)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후원자 분들께는 지면광고를 하고자 하실 경우
    특별 할인가격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 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충정로1가,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고동석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