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장수풍뎅이 등의 희귀곤충을 키워 수익을 올리는 곤충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알을 낳게 한 후 여기서 나온 유충(애벌레)나 성충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곤충 재테크는 집 안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사육되고 있는 장수풍뎅이 ⓒ스카이데일리
최근 장수풍뎅이 등 곤충을 키워 수익을 내는 곤충 재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곤충 재테크의 경우 수익을 내기까지 비교적 적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실내에서도 가능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취미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집에서 손쉽게 키우는 장수풍뎅이, 7~10개월 잘 키우면 부수입 ‘쏠쏠’
초보자가 재테크 목적으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곤충은 바로 ‘장수풍뎅이’다. 장수풍뎅이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풍뎅이 종류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다. 몸길이는 30~85mm이며 주로 숲 속의 참나무에서 발견된다.
장수풍뎅이를 키우기 위해선 유충(애벌레)이나 성충을 분양받아야 한다. 장수풍뎅이는 알로 태어나 약 1주일이 지나면 애벌레가 된다. 장수풍뎅이는 총 3단계의 애벌레 기간을 보내는데 이를 1·2·3령이라고 부른다.
1령으로는 15일, 2령으로는 19일, 3령으로는 120일 등을 지낸다. 애벌레 기간만 약 5개월(154일)에 달하는 셈이다. 애벌레 기간이 지나면 약 1개월 정도 번데기의 기간을 거치는데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단단한 몸을 가지게 된다. 1개월 후 성충이 되면 약 1~3개월 정도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장수풍뎅이를 키우는 이들은 보통 3령 애벌레를 분양받는다. 이 때 암컷과 수컷의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령 애벌레의 경우 1마리 당 2000원~5000원으로 무게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진다. 암컷·수컷 한 쌍의 성충을 분양받을 경우에는 1만5000원~1만8000원이 소요된다. 실질적으로 알을 낳는 암컷은 8000원~1만원 선에 분양받을 수 있다.

▲ 장수풍뎅이 애벌레의 경우 바닥에 깔린 톱밥을 먹고 자란다. 톱밥은 충분히 적셔 주 2회 정도 제공하면 된다. 장수풍뎅이는 5개월의 애벌레 기간을 거쳐 번데기로 1개월을 보낸 뒤 성충으로 거듭난다. 사진은 사육장 속에 살고 있는 애벌레 [사진=블로그 센트럴작은동물원]
장수풍뎅이를 키워 알을 낳게 한 후 거기서 나온 유충을 분양해 수익을 내고 있는 김송이(43·여) 씨에 따르면 장수풍뎅이를 사육할 때는 ‘톱밥’이 가장 중요하다. 톱밥은 애벌레가 먹는 먹이다. 톱밥은 주 2회 제공하면 된다. 새로운 톱밥을 제공할 때는 기존에 장수풍뎅이가 먹고 배변한 톱밥 덩어리를 먼저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김 씨는 “장수풍뎅이가 자라나는 사육장 바닥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한 톱밥과 흙을 깔아둬야 한다”며 “하지만 물을 너무 많이 적시면 곰팡이가 피거나 애벌레가 죽을 수 있으므로 주 2~3회 분무질을 통해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적셔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풍뎅이 사육장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며 “너무 추워도 동면하거나 폐사할 위기가 높으므로 적정 온도를 잘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는 안현숙(39·여) 씨는 “장수풍뎅이는 원래 참나무가 많은 숲에 서식하며 참나무 진액을 먹고 자란다”며 “집에서 키울 때는 보통 일반 톱밥이 아닌 참나무 톱밥이나 발효 밥을 구입해서 애벌레에게 먹이로 제공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안 씨에 따르면 발효 밥의 경우 2.5L 보통 1900원~25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참나무 톱밥의 경우 3L 2500원~3000원에 살 수 있다. ‘알→애벌레→번데기’ 기간을 거쳐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들은 전용 젤리나 과일을 먹고 자란다.

▲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는 곤충젤리나 과일을 먹으며 자란다. 먹이 외에도 장수풍뎅이가 뒤집힌 몸을 다시 잘 뒤집도록 돕는 놀이목과 산란할 수 있는 산란목을 함께 놓아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사진은 사육장에서 키워지고 있는 장수풍뎅이와 곤충젤리 [사진=블로그 임달양]
장수풍뎅이가 잘 클 수 있도록 먹이목, 놀이목, 산란목 등을 사육장 곳곳에 배치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먹이목’은 장수풍뎅이 전용 곤충젤리가 흙에 파묻히지 않도록 식탁 역할을 해준다. ‘놀이목’은 장수풍뎅이가 뒤집어졌을 때 몸을 다시 뒤집도록 도와주며 ‘산란목’은 장수풍뎅이의 산란을 도와준다.
장수풍뎅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애벌레 기간을 거쳐 번데기가 된 장수풍뎅이는 되도록 만져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 때 자주 만지게 되면 성충이 죽거나 혹은 정상적으로 태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마리 당 애벌레 당 평균 3000원, 성충 6000원~1만8000원
장수풍뎅이는 성충이 되기까지 약 6개월이라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한 번 성충이 된 후 암컷과 수컷이 교미를 하고 나면 한 번에 적게는 30개에서 많게는 1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1주일이 지나 알이 애벌레로 부화하면 본격적으로 분양을 시작한다.
구매할 때와 마찬가지로 분양 또한 3령 애벌레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3령 애벌레를 분양할 경우 수컷과 암컷을 잘 구분해 분양해야 한다. 수컷의 경우 배 쪽 3번째 마디에 뚜렷한 V자 표시가 새겨진다. 보통 성충이 된 후 교미를 시켜야 하므로 암컷과 수컷 유충 각각 1마리씩 쌍으로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3령 애벌레의 경우 마리당 2000원~5000원으로 가격대가 다양하지만 평균 분양가는 약 3000원이다. 1마리의 암컷이 평균 65개의 알을 낳고, 알이 모두 건강한 유충으로 자란다면 약 19만5000원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암컷과 수컷 10쌍을 키운다면 수익은 10배로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암컷이 알을 더 많이 낳거나 혹은 건강한 성충을 많이 키우면 10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

▲ 장수풍뎅이 애벌레는 3령이 되면 1마리당 평균 3000원에 분양할 수 있다.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 암컷의 경우 1마리당 6000원 이상, 암컷과 수컷 세트로는 약 1만5000원 이상에 분양되고 있다. 사진은 놀이목 위에 놓인 장수풍뎅이 모습 [사진=블로그 센트럴작은동물원]
아이들이 곤충을 직접 키워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수풍뎅이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이선현(37·여) 씨는 현재 집 베란다에서 20여 마리의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애벌레를 분양받아 아이들과 함께 자라나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성충이 된 후 알을 낳았을 때 알이 너무 많아 카페를 이용해 무료 분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블로그나 카페 곳곳에서 애벌레나 성충을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을 보고는 알을 키워 1령 애벌레가 되면 마리당 1000원에 대량 판매한다”며 “1령 애벌레 중 건강한 애벌레를 골라 3령까지 키운 후 마리당 3000원에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성충이 된 장수풍뎅이도 판매할 수 있다. 보통 암컷의 경우 분양가는 약 6000원~1만원, 암컷·수컷 한 쌍의 경우 1만5000원~1만8000원이다. 김우석(61·남) 씨는 정읍에 귀농해 살면서 취미 겸 소소한 재테크로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다. 김 씨는 보통 유충을 분양받아 성충으로 키워내 통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김 씨는 “3령 말기 유충을 분양받으면 분양받은 후 며칠 이내에 집을 만들어 번데기가 된다”며 “번데기가 된 후 한 달만 있으면 성충으로 부화하는데, 부화 후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기 전에 바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컷과 암컷을 각기 다른 통에 넣은 후 각 통에 놀이목과 곤충젤리를 넣어 한 세트로 분양 낸다”며 “수컷의 경우 한 통 당 8000원, 암컷의 경우 한 통 당 1만원, 세트로는 1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였다. 그는 연간 장수풍뎅이를 키워 약 600만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장수풍뎅이는 톱밥을 먹은 후 배변 활동을 한다. 이 때 배변으로 나온 톱밥 덩어리는 화분을 키울 때 사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만약 장수풍뎅이를 대량으로 사육해 배변양이 많다면 화훼단지에 판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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