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김정은, 트로피를 들다”… 미공개 사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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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장 세종연구소 신임 부소장,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일본어판 출간 기념 희귀 사진 공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30 16:13:24

▲정성장 세종 연구소 부소장이 그가 집필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그의 정치와 전략』의 일본어판인 『知られざる金正恩 ― 四代目プリンセスとバスケ監督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 ― 4대 공주와 농구감독 ―) 출간을 기념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 13세였던 1997년 1월, 평양에서 농구 경기를 마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의 어린 시절 촬영된 희귀 사진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공개는 그가 집필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그의 정치와 전략』의 일본어판인 『知られざる金正恩 ― 四代目プリンセスとバスケ監督 ―』(알려지지 않은 김정은 ― 4대 공주와 농구감독 ―) 출간을 기념해 이뤄졌다.

30일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을 통해 공개된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 13세였던 1997년 1월, 평양에서 농구 경기를 마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이 시기는 스위스 유학 중 크리스마스 방학을 맞아 일시 귀국한 시점으로, 김 위원장은 친형 김정철 등과 함께 경기를 펼쳤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의 곁에는 김정철이 메달을 목에 건 채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원본에 담겨 있었다고 한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3세 당시 사진.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제공

이 사진은 2021년 3월, 저자가 미국에서 김 위원장의 이모부인 리강(가명) 선생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은 것이다. 리강 선생은 김 위원장이 농구를 시작한 계기와 성장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최부일 전 인민보안상이 농구를 권유했다”는 설과는 달리, 김 위원장은 이미 농구를 시작한 뒤에야 최부일과 인연을 맺게 됐다는 설명이다.

리강 선생과 김 위원장의 이모인 고용숙 여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농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어머니 고용희의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다. 형 김정철에 비해 키가 작았던 김 위원장을 걱정한 고용희가 그에게 농구를 권유했고, 김 위원장은 곧 농구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는 농구공을 품에 안고 잠들 정도로 몰입했고, 방학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농구에 매진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과, 이후에는 남자 선수들과도 경기를 펼쳤다는 김 위원장은 투사에 능했고 경기력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강 선생은 김 위원장에게 “체육은 공정성과 룰을 따르는 것”임을 강조했고, 이후 김 위원장은 경기에서 무승부가 나면 “우리가 진 것으로 하자”고 말할 정도로 스포츠맨십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정 부소장의 “김 위원장팀과 경기를 하면 일반 선수들이 이기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모 고용숙 여사가 “그런 건 아니다. 김 위원장이 정말 농구를 좋아했고 잘해서 대부분의 경기를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를 하면서 키도 많이 컸다”고 덧붙였고, 리강 선생은 “운동을 그만두고부터 살이 찐 것 같다. 집안 내력과 과음도 영향을 준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유소년기, 특히 농구와 스포츠에 몰두한 시절은 그의 성격 형성과 정치적 리더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체육을 통해 규칙과 협동, 승패에 대한 감각을 익힌 경험은 훗날 그의 통치 스타일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긴다.

정 부소장는 “향후 『우리가 모르는 김 위원장』 개정판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이모와 이모부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를 보다 상세히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약 4~5년간 스위스 베른(Bern)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는 ‘김정은(Kim Jong Un)’이라는 본명이 아닌 ‘박운(Pak Un)’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북한 대사관 외교관의 자녀로 위장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이 다녔던 학교는 베른 근교의 공립 중등학교인 리베펠트 슐레(Liebefeld Steinhölzli Schule)로, 국제학생을 위한 독일어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었다. 그는 독일어와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했으며, 유창하진 않았지만 의사소통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증언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00년 전후로 유학을 마치고 북한으로 복귀한 뒤,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유학 사실은 오랫동안 북한 당국에 의해 은폐됐지만, 탈북자 증언과 외신 보도, 후지모토 겐지(김정일 전 요리사)의 진술 등을 통해 점차 그 윤곽이 드러났다.

정 부소장은 김 위원장이 유학 중에도 크리스마스나 방학 때마다 북한을 잠시 방문했으며, 그 시기에 농구를 포함한 스포츠 활동에 몰두했다는 점을 이번 사진과 이모부의 증언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1997년 1월 평양 귀국 사진은 김 위원장의 유년기와 리더십 형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각적 사료로 평가받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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