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집값 흐름 바꿨다… 강남불패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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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5억 하락 양손잡이 전략 예고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13 11:10:32

부동산 시장이 다시 기로에 섰다. 서울 집값이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는 판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무리한 매수는 금물이라는 시장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재명 정부의 6.27 대출 규제는 시장의 흐름을 바꾸며 헬리오시티 같은 상징 단지를 5억 원이나 끌어내렸다. 불패로 여겨지던 강남과 용산도 급소를 맞았고 정부는 양손잡이 전략으로 대출 차단과 공급 확대를 동시에 준비 중이다.

1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6월27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 대출 상한선을 6억 원으로 제한하고 구입 목적의 주담대를 받은 경우 6개월 내 전입을 의무화한 조치가 시장에 본격적인 조정 신호를 줬다.

눈에 띄는 곳은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다. 2018년 입주한 951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서울 최대 단일 아파트 단지다. 입지·규모·커뮤니티 등에서 상징성을 갖는다. 이 단지 전용 84㎡는 이달 초 22억 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25일 27억2000만 원이었던 실거래가보다 5억 원 넘게 떨어졌다.

강남권 대장주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는 최고 70억 원이던 매물이 최근 50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압구정 구현대3차와 반포미도1차 역시 각각 2억~3억 원씩 가격이 조정됐다. 용산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는 5일 만에 6억 원 이상 하락한 39억 원대에 거래됐다.

시장 전반의 위축은 신축 단지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강북·도봉·구로 등지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피’ 매물까지 등장했다. 주담대 한도 축소로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데다 전세보증금 대출 활용까지 차단되면서 매입 여력이 급감한 결과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단지들일수록 매물 해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정책 강도의 고삐를 죄며 양손잡이 전략을 준비 중이다. 한쪽 손으로는 전세대출과 정책대출을 DSR에 포함시키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 총량을 줄일 계획이다. 다른 손으로는 공공용지 활용, 3기 신도시 조기 분양, 재건축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도심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단기 유행성 조치가 아니라 시장 전반의 구조적 전환을 노린 수순이라고 본다.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를 분리해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식히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규제와 공급을 동시에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시장 체질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제 시장은 정부의 다음 수를 기다리고 있다. 방향은 얼추 정해졌고 남은 건 실행의 속도다. 규제와 공급이 제대로 맞물려 실제 시장이 반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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