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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약 2년 반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정주 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와 미분양 누적, 경제 위축이 겹치며 전셋값이 지속 하락하는 구조적 위기에 처했다.
1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전세 5분위 배율은 7.7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 5분위 배율은 고가 주택(상위 20%)과 저가 주택(하위 20%)의 평균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서울은 평균 전셋값이 상위 12억3000만 원, 하위 2억8000만 원으로 집계됐고 지방은 상위 3억3000만 원, 하위 5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방은 올해 들어 30주 연속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 수급지수에서도 지역 간 온도차가 확연하다. 7월 첫째 주 기준 서울은 102.0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전세 부족 상태지만 지방은 95.2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83%가 지방에 집중돼 있는 점도 시장 약세를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의 침체가 단순한 경기 하락이 아니라 인구 감소,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주택 수요 기반의 붕괴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전셋값 하락은 결국 지역 경제의 침체와도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는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 기반이라 지역 경제 및 소득 수준과 밀접하게 연동된다”며 “지방은 매매가가 오르지 못해 전셋값 반등 여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방 부동산의 회복을 위해 단순한 규제 완화보다는 인구 유입 정책, 일자리 창출, 생활 인프라 확충 등 종합적인 지역 활성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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