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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씻을 수 없는 불명예이자 헌정사에 또 하나의 비극이다. 국민은 국격이 한없이 추락하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권력의 정상에 있던 대통령이 구속되는 모습은 어느 영역도 법 앞에 예외가 없이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의 원칙을 되새기는 기회가 됐다.
내란 특검은 수사 개시 22일 만에 비상계엄 사건의 최정점인 윤 전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게 됐다. 최종적인 유·무죄 여부는 법원이 수십 차례의 공판을 거쳐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 상병 특검 등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 정권을 겨냥하고 있어 사정 정국의 시발이라고 하겠다.
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전·현직 고위공직자의 내란·외환 행위, 군사반란 등 11가지 항목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특수공무집행방해)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했으며(경호처법의 직권남용 교사)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에 관여하고(허위공문서 작성)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한(직권남용) 혐의 등이다.
불법계엄 선포 및 해제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일부 가담한 의혹을 받는 국무위원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도 예상된다. 특히 수사가 비교적 미진한 외환죄 관련 혐의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은 외환제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군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평양 무인기 투입을 직접 지시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 가방 수수 등 16개 항목이 수사 대상이다. 김 여사 의혹 역시 검찰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김 여사에 대한 강제 수사 한 번 없이 무혐의 처분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불법 공천개입·건진법사 연루 의혹까지 다룬다.
채 상병 특검은 채 상병의 사망 경위와 정부의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한다. 채 상병 건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 수사 방해 의혹을 속 시원히 밝혀 내야 할 것이다. 이들 사건은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이 수사 중이거나 수사를 거의 마무리한 사안이다. 하지만 수사 신뢰성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해 실체적 진실 규명과 엄중한 법적 처벌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3중 특검’을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특검은 정치색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공정하고 강도 높은 수사로 진실을 파헤치길 당부한다. 국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검찰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조치하길 바란다. 그것만이 소모적 논란과 갈등을 막는 길이다.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국민은 모든 판단을 사법 절차에 맡기고 승복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이 주는 헌정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해야 할 때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문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며 파면을 결정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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